영업현금흐름 작년 상반기 -4149억→올해 1.2조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 사업 결합 효과SK엔무브 합병 시 1.7조 자본확충… 재무건전성↑단기차입 3.6조 축소 장기 6.8조 확대… 체질 개선2Q 역대 최대 AMPC 수혜… 캐즘 딛고 반등 시동
  • ▲ SK서린빌딩. ⓒSK그룹
    ▲ SK서린빌딩. ⓒSK그룹
    SK이노베이션이 강력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전략을 펼쳐온 가운데 자회사 SK온의 재무안정성이 개선돼 눈길을 끌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리밸런싱에 따른 합병 효과와 SK온 자체 운영효율 개선 노력이 맞물려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19일 SK온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조237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4149억원과 비교해 1조6000억원 이상 개선됐다. 순손실도 작년 1조1212억원 대비 4200억원 이상 개선된 7001억을 기록했다.

    배당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55억7021억원 대비 28배 늘어난 1563억8272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중국 양극재 합작회사 한곳에서만 배당액을 수령했는데, 올 들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 간 합병 완료와 함께 배당 수령처가 증가한 효과로 풀이된다.

    SK온의 투자는 지난해 대비 66%나 줄며 비용이 절감됐다. SK온의 상반기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조7817억원으로 1년 전 5조3022억원 대비 대폭 줄었다. 유형자산 취득액은 지난해 상반기 5조703억원에서 올 상반기 2조4195억원으로 절반으로 축소됐다.

    배터리 사업은 초기 투자 비용이 크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대규모의 글로벌 사업장 건설이 점차 마무리되면서 설비투자(CAPEX) 규모가 더욱 줄 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투자액이 지난해 7조5000억원에서 올해 3조5000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SK온은 아울러 단기 차입을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고 만기 도래 기한이 여유 있는 장기 차입으로 대체하며 차입구조 안정화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상반기 SK온 재무활동현금흐름을 살펴보면 단기차입금이 3조6046억원 줄어든 반면 사채 및 장기차입금은 6조8687억원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단기차입금이 8149억원 늘고 사채 및 장기차입금 또한 2조6178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변화다.
  • ▲ SK온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연합뉴스
    ▲ SK온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연합뉴스
    SK온은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 중 2054억원을 이자 지급에 사용했다. 이자비용이 지난해 동기 4642억원 대비 2588억원 줄어들었는데, 장기 차입 도입 확대 등 재무구조 안정화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SK온은 2조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신주발행 방식의 유상증자 진행, 자본확충을 통해 재무안정성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산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운전자본을 감축해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등 재무건전성 노력을 이어간다.

    SK온은 올 상반기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 사업 결합으로 인한 현금흐름 개선 효과만 약 1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1일 SK엔무브와의 합병이 완료되면 자본확충 1조7000억원, EBITDA(상각전영업이익) 8000억원의 재무개선 효과를 볼 전망이다.

    SK엔무브는 액침냉각, 전기차용 윤활유 등 전기화 시대에 필수적인 사업을 영위 중으로, 최근 4년간 연평균 EBITDA가 1조원이 넘는 우량 회사다. 상반기 매출액은 2조2405억원, 영업익은 2566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1.5%를 기록했다. 합병 후 SK온과의 고객·사업 시너지로 2030년까지 EBITDA를 2000억원 추가 창출할 것으로 SK이노는 보고 있다.

    업계는 SK온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로 인한 실적 바닥 국면을 딛고 일어서는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SK온은 2분기 61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합병 후 첫 분기 흑자다. 아이오닉9 등 신차 출시에 따른 판매 증가로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가 1분기 대비 60% 증가한 1026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SK온은 올 3분기 포드와 합작공장인 블루오벌SK 켄터키 1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의 북미 생산 본격화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AMPC 수혜 효과가 더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북미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9과 아이오닉5 등 전기차 라인 생산 집중하며 미국 현지 판매 주력할 방침이다. 이 두 차종 모두 SK온 배터리가 탑재된다.

    올해 본격화하는 LFP(리튬인산철) 기반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도 기대를 모은다. SK온은 EV(전기차)와 ESS에서 모두 LFP 사업을 진행 중이나, ESS에 더 집중하고 있어 수주 성과도 ESS에서 더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SK온 관계자는 “3분기 미국 공장 가동과 연내 ESS 신규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다수의 고객과 기가와트 규모의 공급계약을 논의 중으로,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