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베이어·로봇 아이봇이 분류하는 자동화 현장 … 주문 후 평균 55분만에 도착오늘드림, 빠름배송·3!4!배송·미드나잇 배송으로 세분화 … 배송 건수 2.5배 급증매장+MFC 연계한 퀵커머스 전략 … 연말까지 22곳으로 확대 추진
  • ▲ ⓒ김보라 기자
    ▲ ⓒ김보라 기자
    서울 송파구 한복판 오피스텔 건물 문을 열자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컨베이어 벨트 위로 화장품 박스가 줄지어 움직이고 바코드 리더기 소리와 기계음이 뒤섞여 공간을 메운다. 주문서를 확인하며 상품을 챙겨 담는 직원들 곁으로 완성된 박스를 곧바로 가져가기 위해 배달 기사들이 분주히 드나든다.

    20일 찾은 이곳은 CJ올리브영의 도심형 물류센터 송파 MFC(Micro Fulfillment Center). 소비자가 오늘드림 앱에서 결제 버튼을 누르는 순간 곧바로 이곳에 전달되고 평균 55분, 늦어도 2~3시간이면 상품이 고객 집 앞에 도착하게 만드는 곳이다.

    송파 MFC는 2021년 강남 1호점을 확장·이전한 시설로 올리브영 도심 물류 전략의 출발점이자 상징적 거점이다. 약 991㎡(300평) 규모의 공간에 1만9000여 개의 상품이 빼곡히 들어섰고 세일 시즌에는 최대 2만개까지 늘어난다. 하루 최대 7000건의 주문을 처리하며 배송 권역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넘어 용산 일부와 경기 하남까지 넓어진다.
  • ▲ ⓒCJ올리브영
    ▲ ⓒCJ올리브영
    입고부터 출고까지는 철저히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상품이 들어오면 바코드 스캔과 동시에 자동 분류기가 램프를 켜며 위치를 지정한다. 이후 주문 특성에 따라 개별 단위로 처리하는 오더피킹과 여러 주문을 묶는 총량피킹이 병행된다.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한 상품은 로봇 아이봇(I-bot)이 수직·수평으로 움직이며 다시 주문별로 나눈다. 아이봇은 시간당 최대 2400개 상품, 600건의 주문을 처리한다.

    포장 단계에서는 일정 기준 이상이면 자동 포장기로 투입돼 박스가 완성된다. 이후 픽업존에서 배달 기사가 상품을 수령해 곧바로 출발한다. 현장 인력은 13명에 불과하지만 전체 공정의 70%가 자동화돼 있어 물량이 몰려도 속도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장민형 올리브영 물류인프라팀 팀장은 "예전에는 물량이 몰리면 속도가 떨어졌지만 지금은 시스템이 뒷받침돼 처리 시간이 일정하다"며 "MFC에서 처리하는 주문은 출고까지 평균 36분이 걸린다"고 말했다.
  • ▲ ⓒCJ올리브영
    ▲ ⓒCJ올리브영
    배송 서비스도 세분화됐다. 2018년 론칭한 오늘드림은 빠름배송(2~3시간 내 도착) 3!4!배송(13시 이전 주문 시 당일 오후 34시 도착), 미드나잇 배송(20시 이전 주문 시 당일 22~24시 도착) 등으로 구성돼 소비자 생활 패턴에 맞춰 운영된다.

    늘어난 온라인 주문 수요에 대응하고 매장 서비스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21년 도입된 MFC는 전국 매장망과 연계돼 주문을 분산 처리하고 매장보다 폭넓은 상품군을 확보해 보다 넓은 권역을 커버할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인프라 확장은 성과로 이어졌다. 오늘드림 배송 건수는 2022년 600만건에서 지난해 1500만건으로 2.5배 이상 늘었다. 온·오프라인 모두 구매 경험이 있는 옴니채널 회원 비중도 같은 기간 34%에서 40%로 증가했다.

    올리브영은 현재 18개 MFC를 운영 중이며 연말까지 대전·청주·서초·종로 등 4곳을 추가해 22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장 팀장은 "올리브영이 빠른 배송을 잘한다는 평가 뒤에는 MFC가 있다"며 "테크 기반의 고객 중심 서비스를 지속 개발해 옴니채널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올리브영 매출은 4조79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매출 역시 2조69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9% 늘며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 ▲ ⓒ김보라 기자
    ▲ ⓒ김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