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당국, 금지 성분 검출 후 시장 철수 … EU 경보망 타국 확산 우려미샤 "정식 수출품 아닌 위조품" … K뷰티, 가품 적발 건수 1년 새 5배 증가사상 최대 수출에도 불안 요인 상존 … 글로벌 신뢰 관리가 과제로
  • ▲ 세이프티 게이트에서 밝힌 금지 성분이 검출된 에이블씨엔씨의 미샤 M 퍼펙트 커버 비비크림
    ▲ 세이프티 게이트에서 밝힌 금지 성분이 검출된 에이블씨엔씨의 미샤 M 퍼펙트 커버 비비크림
    K뷰티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유럽 리투아니아에서 짝퉁 미샤 비비크림 금지 성분 검출로 리콜 조치를 받았다. 미샤는 해당 제품이 정식 수출품이 아닌 위조품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번 사안은 단순한 안전성 논란을 넘어 K뷰티가 직면한 신뢰의 시험대로 번지고 있다.

    2일 유럽 소비자 안전 감시체계 세이프티 게이트(Safety Gate)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샤 M 퍼펙트 커버 비비크림(SPF42, 50ml, No.23호)에서 유럽연합(EU) 화장품 규정상 금지 성분인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BMHCA, 2-(4-tert-butylbenzyl) propionaldehyde)이 검출됐다.

    이 성분은 생식 건강과 태아에 해를 끼칠 수 있고 피부 과민 반응을 유발해 EU 내 사용이 전면 금지돼 있다. 이에 따라 리투아니아 당국은 즉시 시장 철수 조치를 내렸으며 이번 조치로 판매 중단 및 회수로 진행됐다.

    세이프티 게이트는 EU 회원국 전체가 정보를 공유하는 공동 경보망이다. 공식 리콜 명령은 리투아니아에서만 내려졌지만 다른 회원국들도 해당 정보를 근거로 조사와 조치를 취할 수 있어 파급력이 클 수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문제 제품이 자사가 수출한 정품이 아니라 위조품이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당사가 수출한 제품이 아니며 제품 라벨을 확인한 결과 현지 수입·총판 업체의 라벨도 실제와 달라 불법 위조품으로 확인된다"며 "에이블씨엔씨는 리투아니아를 비롯해 전 세계 각국의 규정에 맞춰 합법적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위고페어와 함께 해외 온라인 위조상품 차단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지 정식 판매처 및 파트너사 정보를 기반으로 정품 여부를 철저히 구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자사 브랜드를 위조상품으로부터 보호하고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정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 ⓒ에이블씨엔씨
    ▲ ⓒ에이블씨엔씨
    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한 제품 논란을 넘어 K뷰티 업계 전반의 위조품 유통 문제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인공지능(AI) 기반 지식재산권 관리업체 마크비전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K뷰티 위조품은 111만5816건으로 2022년(21만1963건)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위조품 적발 건수는 빠르게 늘고 있어 업계 전반의 구조적 위험으로 꼽힌다. 글로벌 조사에서는 올 상반기 K뷰티 위조품으로 인한 매출 손실 추정치가 3억6200만달러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문제는 K뷰티의 호황 속에서 자칫 수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103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55억달러를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올 상반기 폴란드 수출은 121%, 프랑스는 116.1%, 영국은 46.2% 각각 증가했다. 기존 미국·중국 중심의 수출 구조가 유럽으로 다변화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만큼 작은 사고 하나가 글로벌 신뢰를 흔들 수 있다"서 "수출 확대만큼이나 성분 검증, 유통 관리, 위조품 차단 등 브랜드 보호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