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K-ICS 비율 개선 '사활'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주목DB손보, 업계 최초로 '스텝업' 조항 없이 신종자본증권 발행 소수의 대형 보험사 위주 '옥석 가리기' 본격화
  • ▲ ⓒ각사
    ▲ ⓒ각사
    금융당국이 자본 건전성 규제 강화를 예고하면서 보험사들이 지급여력(K-ICS) 비율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핵심은 손실흡수능력이 뛰어난 '기본자본'의 확충인데, 최근 DB손해보험이 업계 최초로 발행에 성공한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이 해결책으로 떠올랐다. 

    다만 이는 재무 건전성이 뛰어난 일부 우량 보험사에 허락된 전락으로 평가되면서 보험업계의 자본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압박에 … 보험사, K-ICS 비율 개선 '사활'

    금융당국이 보완자본을 제외하고 기본자본으로만 산출하는 '기본자본 K-ICS 비율' 도입을 예고하면서 보험 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규제 기준치는 50~70% 수준인데, 다수 보험사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자본확충에 실패할 경우 경영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어 K-ICS 비율 개선은 현재 보험사들 사이에서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기본자본 늘리는 게 관건 …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주목

    보험사들이 그동안 자본확충을 위해 발행해온 후순위채나 스텝업(Step-up) 조항이 있는 신종자본증권은 모두 '보완자본'으로 분류돼 새로운 규제 하에선 효과가 떨어진다. 

    관건은 '기본자본'을 늘리는 것인데, 이에 보험사들은 최근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을 유력한 대안으로 삼고 있다. 

    DB손보, 업계 최초로 '스텝업' 조항 없이 신종자본증권 발행

    DB손보는 이달 스텝업 조항이 '없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기본자본 확충 방향성을 제시했다.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2.4배가 넘는 1조197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최종 7470억원 규모의 발행에 성공했다. 

    이번 발행의 핵심은 '스텝업' 조항을 없앤 것이다. 스텝업 조항이 있는 신종자본증권은 발행사가 만기 전에 미리 갚아야 한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그 이후부턴 투자자에게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 한다. 즉 스텝업 조항이 있는 신종자본증권은 언젠가 갚아야 할 부채로 여겨지기 때문에 보완자본으로 분류된다. 

    반면 스텝업 조항이 없는 신종자본증권은 발행사가 만기 전에 미리 갚아야 할 의무가 없다. 조기 상환을 하지 않아도 회사가 이자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재무적으로 튼튼하기 때문이다. 이런 성격 때문에 스텝업 조항이 없는 신종자본증권은 기본자본으로 분류된다.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 배당여력 충분한 우량 보험사만 가능

    다만 스텝업 조항이 없는 신종자본증권은 아무 보험사나 발행할 수 없다.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은 오직 배당 여력이 충분한 일부 우량 보험사만 발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법상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의 이자는 '배당가능이익' 내에서만 지급할 수 있다. 

    대다수 보험사는 2023년 새롭게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으로 인해 배당가능이익이 마이너스 상태다. 

    실제로 한화생명과 현대해상 등 대형사조차 배당가능이익 추정치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기본자본 신종자본증권으로 자본 확충은 어려워 보인다. 

    결국 향후 보험업계는 배당 여력이 충분한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소수의 우량사를 중심으로 K-ICS 비율이 개선되는 '자본 양극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규제 압박 속에서 보험사들의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