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하루 4시간→8시간 확대 파업HD현대重 노조도 4시간→7시간으로 수위 높여양사 9년 만의 동시 파업… 임금·정년 이견노사 입장 차 커… 파업 장기화 가능성 대두
  • ▲ 3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현대차 노조의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난항으로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 3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현대차 노조의 총파업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난항으로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조와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사흘째 동시 부분 파업을 이어간다.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통과와 함께 노조 요구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사측과의 입장 차가 커 파업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초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5일 오전 출근조 근무자와 오후 출근조 근무자가 각각 4시간씩 일찍 퇴근하는 방식으로 부분 파업을 벌인다. 지난 3일과 4일에는 근무조별로 2시간씩 일손을 놨는데, 이날 파업 시간을 더 늘렸다.

    현대차 노조, "순익 30% 성과급 달라"… 회사 실적 감소에도 '아랑곳'

    현대차 노조는 임금 인상 규모, 정년 연장, 통상임금 확대 등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소득 공백 없는 정년 연장(최장 64세), 주 4.5일제 도입, 상여금 인상 등을 요구 중이다.

    이에 사측은 월 기본급 9만5000원 인상, 성과금 400%+1400만원, 전통시장상품권 20만원, 주식 30주 지급, 일부 수당에 통상임금 확대 적용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미흡한 수준이라며 거부했고, 급기야 파업에 돌입했다. 이로써 6년 연속 이어온 무분규 임단협 타결 전통도 깨졌다.

    현대차 노조가 회사 실적 감소와 별개로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 중이다. 지난해 현대차 순이익은 13조2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줄었다. 13조2299억원의 30%인 3조9790억원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면 현대차 본사 직원(7만2759명) 1인당 평균 약 5500만원의 성과급을 받게 된다.

    현대차 노조는 또 소득 공백 없는 정년 연장(최장 64세)과 주 4.5일제 도입도 주장하고 있다. 이들 조건 모두 기업의 비용 증가가 불가피한 사안으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노사 협상만으로 해결하기엔 시기상조인 이러한 조건들을 막무가내로 요구하면서 노사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사측이 신사업을 개시하거나 해외에 부분조립생산(SKD) 공장을 증설할 때도 노조에 통지해야 한다는 조항을 단체협약에 넣자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 요구대로라면 현대차는 로봇이나 미래항공교통(AAM) 등 신사업 투자나 SKD 증설까지 노조에 통지해야 하는 것으로, 노조가 개입할 가능성이 커져 경영 판단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 HD현대중공업 노조가 3일 임협 난항으로 올해 7번째 부분 파업을 벌였다. 조합원들이 울산 본사 조선소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경적 시위하는 모습. ⓒ연합뉴스
    ▲ HD현대중공업 노조가 3일 임협 난항으로 올해 7번째 부분 파업을 벌였다. 조합원들이 울산 본사 조선소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경적 시위하는 모습. ⓒ연합뉴스
    HD현대 노조, 합병 결정도 불만… "고용 안정, 성과 보장 약속하라"

    HD현대중공업 노조(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도 3일과 4일 각각 4시간씩 일손을 놓은 데 이어 이날은 수위를 높여 오전 9시부터 7시간 파업에 나선다. HD현대중 노조는 임금 교섭과 관련해 올해 들어 이미 6차례 부분 파업했지만, 사측이 추가 안을 제시하지 않자 부분 파업을 반복하고 있다.

    국내 최대 자동차·조선 노동조합인 현대자동차 노조와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난항으로 지난 3일부터 동시 파업에 나서면서 울산의 제조산업도 멈춰 섰다. 울산 핵심 제조기업인 현대차와 HD현대중공업이 같은 날 파업을 벌인 것은 2016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7월 기본급 13만3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격려금 520만원, 특별금(약정임금 100%) 지급, 기준에 따른 성과급 지급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까지 도출했으나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된 이후 현재까지 진전이 없는 상태다.

    여기에 최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이 결정되면서 노조는 합병에 따른 전환 배치, 고용 불안을 우려하며 고용안정협약서 작성을 요구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내놓은 합병 자료 어디에도 고용 안정, 전환 배치 대책, 성과 보장은 없다”며 “(미국과 협력하는) 국가 전략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는 자국민 기술자의 손과 숙련 없이는 결코 실현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노동계 요구가 더 거세지는 모양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근로조건에 대해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정의하면서 이전보다 그 범위를 확대했다.

    경제계는 파업 리스크로 수출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성장 핵심 동력인 수출이 휘청이면 경제 전반에 끼치는 악영향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2.04% 중 수출 기여도는 95%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