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보장에서도 수익 챙긴 외국인·기관 투자자개미만 손실 … 순매수 종목 10개 중 9개 하락
  • 지난 한 달(8월 8일~9월 8일) 동안 코스피는 0.25% 하락했습니다. 사실상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은 횡보장이 이어진 거죠. 그런데 투자 성적표는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최근 한 달은 개미 투자자들에게 가혹한 한 달이었습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은 평균 4.04% 올랐습니다. 기관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등락률도 6.17%였습니다. 반면 개인투자자가 사들인 상위 10개 종목은 평균 5.25%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인 SK하이닉스는 6.63% 올랐습니다. 2위 종목인 카카오는 8.31% 하락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기록했지만 현대차(3.53%), 현대모비스(9.12%), 현대로템(11.72%) 등은 크게 올랐습니다. 기관이 세 번째로 많이 사들인 HD한국조선해양은 17.40%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개미들이 선택한 10개 종목 중에선 9개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개인은 외국인이 두 번째로 많이 팔아치운 한화오션을 가장 많이 사들였는데, 이는 한 달 동안 4.42% 내렸습니다. 또 외국인이 2560억원어치 팔아치운 두산에너빌리티는 개인이 세 번째로 많이 사들이며 물량을 소화했는데요.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지난 한 달 6.93% 하락했습니다.
  • 개미들이 많이 담은 종목을 살펴보면 이 기간 내 낙폭이 컸던 종목이 많습니다. '저가 매수 심리'가 작동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 정도면 싸다", "충분히 조정을 받았다" 싶어서 들어갔지만, 시장은 반등 대신 추가 하락으로 답한 것 같습니다. 결국 저가 매수가 함정이 되어버린 모습입니다.

    테마주 비중이 높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한화오션과 LIG넥스원, 알테오젠이 대표적입니다. 알테오젠은 유일하게 10.58%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다른 종목 손실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간 상승장을 주도해온 방산주에 계속적으로 의존했던 점이 나쁜 성적표를 받아들게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컸던 만큼 개미들은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는 경기방어주에도 매수세가 몰렸습니다. SK텔레콤이 대표적인데요. 하지만 유심 해킹 사태로 SK텔레콤이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받으면서 주가가 주춤해 개인투자자의 성적표에 웃음을 가져다주지는 못했습니다.

    요즘 개미들이 예전보다 똑똑해진 건 분명합니다. 상장지수펀드(ETF)도 적극 활용하고 분산투자에도 신경 쓰면서 묻지마 추격 매수에서 벗어난 지 오래죠. 하지만 이번 성적표에서 드러난 건 여전히 남아 있는 구조적 약점이 있다는 겁니다. 

    많이 빠졌다고 덥석 사는 습관, 테마에만 기대는 투자, 비슷한 종목만 모아둔 포트폴리오가 모두 발목을 잡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개미에게 필요한 건 실적과 업황을 보는 눈, 테마보다 스토리 있는 종목 찾기, 섹터 단위 분산 투자, 그리고 관련 정보를 꾸준히 챙기는 습관입니다. 그래야 상승장이 왔을 때 적절히 대응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