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반도체 지수, 2%대 강세 … 산업지수 중 2위삼성 1%·SK하이닉스 3% 올라 … 반도체주 전반↑메모리 수출 견조·가격 상승세 … 실적 개선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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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반도체 관련주들이 일제히 상승가도를 달렸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 반출을 조건부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데다 브로드컴-오픈AI 협력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반도체’ 지수는 전장(3990.45)보다 113.95포인트(2.86%) 오른 4104.4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코스피(1.26%)·코스닥(0.76%) 지수 수익률을 웃도는 수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중 ‘KRX 증권(7.19%)’에 이은 2위다.

    이날 ‘KRX 반도체 Top 15’ 지수와 ‘KRX AI 반도체 지수’의 경우 각각 2.92%, 2.89% 올라 34개 테마형 지수 가운데 1, 2위를 기록했다.

    주요 종목별로 살펴보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2% 상승한 7만1500원에 장을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3.97% 오른 28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종가 기준 28만원을 웃돈 것은 지난 7월 16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이 밖에 젬백스는 14.72% 급등해 오름폭이 가장 컸고 ▲원익IPS(3.53%) ▲DB하이텍(2.88%) ▲고영(2.83%) ▲티씨케이(2.47%) ▲테크윙(1.49%) ▲HPSP(1.48%) ▲한미반도체(1.45%) ▲이오테크닉스(1.44%) ▲LX세미콘(0.97%) ▲주성엔지니어링(0.90%) ▲리노공업(0.82%) ▲ISC(0.45%)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K-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반도체레버리지’가 5.58% 상승한 데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4.86%) ▲우리자산운용 ’WON 반도체밸류체인액티브(3.61%)‘ ▲IBK자산운용 ’ITF K-AI반도체코어테크(3.36%)‘ 등이 오름세를 시현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미국산 반도체 장비의 중국 공장 반입 시 ‘건별 승인’ 받도록 한 조치를 ‘연간 승인’으로 완화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영향이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7일(현지 시각) 지난주 미 상무부가 중국 내 한국 반도체공장에 대해 매년 장비 수출 물량을 승인해주는 방식으로 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한국 정부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당초 중국에 위치한 한국 기업의 반도체공장은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에 포함돼 미국산 장비의 중국 반입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최근 VEU 명단에서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을 제외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은 향후 안정적인 운영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기간 제한이 없는 VEU 대신 매년 별도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중국 장비 제한적 반입 허가는 반도체 수급에 긍정적”이라며 “이번 미국의 중국 반도체 장비 반입 금지 조치는 중장기적으로 D램, 낸드 생산량 축소 요인으로 작용해 향후 D램, 낸드 가격 상승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D램, 낸드의 최종 수요처 대부분이 미국 빅테크 업체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메모리 가격 상승은 미 빅테크 업체의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미국 고객사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협력 소식도 국내 반도체업계에 호재로 작용했다. 양사는 지난해부터 AI 모델을 훈련하고 가동할 칩을 개발해왔다. 오픈AI가 자체 설계한 AI(인공지능) 반도체는 내년 중 출시될 전망이다.

    호크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100억 달러 규모의 맞춤형 AI 칩 생산 주문을 확보했다며 고객사는 공개하지 않은 채 ‘네 번째 고객’이라고만 칭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오픈AI로 보고 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 사이에서는 AI 칩 시장의 90%를 장악한 엔비디아가 최첨단 제품의 가격을 과도하게 높이자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국내 메모리 기업들의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처도 확대될 전망이다. 이들이 생산할 AI 칩은 HBM이 필수로 탑재되기 때문이다. 실제 브로드컴은 삼성·SK하이닉스의 주요 HBM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

    견조한 메모리 수출과 가격 상승 정황도 확인돼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8월 메모리 반도체의 영업일 평균 수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4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D램의 영업일 평균 수출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고 낸드의 영업일 평균 수출금액은 75% 증가한 3227만달러로 집계됐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AI 서버를 필두로 일반 서버 수요도 견조한 것으로 추정되며 서버용 DDR5와 eSSD가 각각 가격 상승의 주요인으로 파악된다”며 “9월에도 해당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지난해 하반기에는 메모리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기저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3분기 D램과 낸드 가격 모두 당초 예상보다 견조한 것으로 파악돼 실적 상향이 가능할 것”이라며 “견조한 메모리 가격과 작년 기저효과로 인해 연말까지 수출액 증가 폭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주식 시장에서 반도체 업종의 아웃퍼폼 근거로도 언급 가능한 포인트”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