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고율 관세 맞불로 중국 월간 수출량 감소중국산 희토류 의존도 80% 넘어 대책 마련 시급
  • ▲ 중국 장쑤성 롄윈강 항에서 작업자들이 희토류 원소를 포함한 토양을 운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중국 장쑤성 롄윈강 항에서 작업자들이 희토류 원소를 포함한 토양을 운반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를 전략 자원으로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국내 방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국내 희토류 공급이 사실상 중국에 의존해 온 만큼 장기적 대응책 마련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다.

    11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월간 희토류 수출량은 6월 7742톤, 7월 5994톤, 8월 5791톤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은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에 대응해 자국산 희토류 자석의 수출 통제를 강화한 바 있다.

    이후 양국은 고위급 무역 협상을 통해 중국이 대미 수출을 늘리기로 합의했으나, 여전히 양국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희토류 공급 불안정성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중국이 전략 물자로 지정해 수출을 제한했던 사마륨·가돌리늄·테르븀·디스프로슘·루테튬·스칸듐·이트륨 등 7종의 중희토류 금속의 80%를 중국에 의존해 오던 국내 산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국내 방산업계가 유도무기, 전투기·함정의 전기 구동 장치, AESA 레이더, 소형 구동 모터 등 핵심 부품 제작 과정에서 희토류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도무기의 조종면을 움직이는 구동 장치인 액추에이터, AESA 레이더의 마이크로파 부품, 소나 송·수파기 등에 네오디뮴, 사마륨, 디스프로슘 등이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주요 방산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공급업체가 원료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완제품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방산업계 전문가는 “체계 통합 업체는 아직 영향이 크지 않지만 구성품과 부품을 제공하는 업체들이 희토류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 납기 연장 요구 등 생산에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재 한화시스템 등 일부 업체는 자체 생산 물량에 대해 중국산 희토류를 대체해 유럽산 질화갈륨 등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방산 및 소재 전문 기업은 별도의 대응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공급망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자원 확보, 운송·유통, 가공·생산 등 전 단계에 걸쳐 올해 50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안을 내놨다.

    희토류와 이차전지, 반도체 등 핵심 전략 산업뿐 아니라 국내 제조업 기반 산업까지 맞춤형 금융지원을 제공해 공급망 회복력을 높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방산 부품과 같은 수준으로 방산 소재 개념을 재정립하고 국방 핵심 소재 개발과 생산 확대, 인증 체계 마련 등 전 주기 차원의 소재 자립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방산 체계가 첨단화되면서 희토류가 사용되는 부분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방위산업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공급망 강화 등 적극적인 정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