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K-배터리 셀산능력 40%… 2030년 50% 전망중국 제외 글로벌 배터리 시장 K-배터리 장악美 완성차, K-배터리 의존도 높아 타격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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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법인 근로자 구금 사태로 K-배터리사의 미국 사업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완성차 업계도 국내 기업과 긴밀히 협력해온 만큼, 실제 차질이 현실화되면 연쇄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핵심 플레이어다. 반(反) 중국 기조를 강화하는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미국 기업들이 의존할 수 있는 파트너는 사실상 K-배터리뿐이다.15일 국제에너지기구(IEA) ‘글로벌 배터리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은 현재 미국 배터리 셀 생산 능력의 40%를 차지하며, 2030년에는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글로벌 시장에서 K-배터리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중국 기업을 제외하면 국내 배터리 3사와 일본 파나소닉으로 선택지가 압축되지만,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40%에 육박한다.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점유율에서 중국 CATL(29.8%)이 1위지만, 2위, 3위는 LG에너지솔루션(20.7%), SK온(10.0%)이 채웠다. 삼성SDI(7.2%)도 6위다. 일본 파나소닉(8.7%)4위로, 사실상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한국 배터리 3사가 쥐고 있는 셈이다.특히 미국 1위 자동차 기업 GM은 LG에너지솔루션의 LFP 배터리 확보가 시급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에는 약 80%의 수입 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테네시주 얼티엄셀즈 2공장에서 2027년 말부터 LFP 배터리를 조달할 계획이다. 그 전까지는 높은 관세를 부담하며 중국 CATL 배터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양사는 차세대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도 공동 개발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GM은 삼성SDI와도 인디애나주에 35억 달러를 투자해 연간 27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2027년 완공할 계획이다. 미국의 전통적 자동차 브랜드 크라이슬러, 지프 등이 몸 담고있는 스텔란티스도 삼성SDI와 인디애나주에서 2027년 완공을 목표로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SDI의 두 공장의 합산 투자액은 무려 74억달러(10조3000억원)에 달한다.포드 역시 SK온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양사의 합작사 블루오벌SK를 통해 켄터키주 1공장을 최근 완공해 지난달부터 가동을 시작했고, 2공장과 테네시 공장도 준비 중이다. 포드는 2030년까지 약 240GWh 규모 배터리 용량을 확보할 계획인데 미국에서 필요한 상당부분(약 140GWh)은 SK온에서 조달할 예정이다.K-배터리사의 리스크는 결국 미국 완성차 업체에도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로이터통신은 LG에너지솔루션 구금 사태 여파로 얼티엄셀즈 2공장에서 근무하던 LG에너지솔루션 한국인 근로자 상당수가 비자 문제로 귀국했거나 귀국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얼티엄셀즈 측은 성명서를 통해 "회사 공장 운영은 정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일축했다.그러나 국내 엔지니어 부재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공정 세팅과 수율 관리 등 핵심 제조 역량이 한국 전문인력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이번 사태가 LG에너지솔루션에 집중된 것은 공장 완공이 막바지 단계였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SK온과 삼성SDI도 설비 설치가 본격화되는 단계에 접어들면 한국 전문가 투입이 필요해 비슷한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SK온과 삼성SDI의 공장 일정 차질은 미국 완성차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단 의미다. -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강화되는 중국 배터리·원자재 규제 속에서 미국 완성차 기업들의 국내 배터리사 의존도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K-배터리사의 미국 사업 환경은 척박해지고 있다.특히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전기차 보조금이 이달 30일부로 종료되는 점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 ESS 배터리 사업도 마찬가지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미국서 대규모 수주를 최근 연달아 따냈다.다만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LG에너지솔루션 구금 사태와 관련 '불법 체류자'라고 지칭하며 강경했던 기조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에 "나는 다른 나라나 해외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겁먹게 하거나 의욕을 꺾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문기술을 가진 외국 인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미국의 제조업 기반 재건을 이룰 수 없는 현실을 인식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배터리 업계를 비롯해 미국에 진출한 기업들은 미국 측과 상호 윈윈할 수 있도록 비자 문제가 원활히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를 계기로 한미 양국은 한국 기업 기술 인력이 미국에서 안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비자 제도를 개선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한편 지난 4일 미 이민당국은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그룹과 LG 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현장에서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구금 한국인 인권 침해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