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2490달러(1억원) 트림 1억4500만원 책정최상위 트림 가격만 같아… 옵션 강매 논란충성도 높은 한국… 해외 재고떨이 시장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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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슬라 사이버 트럭 ⓒ테슬라코리아
테슬라가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한국 시장에서도 판매하기로 밝힌 가운데, 미국 현지와 한국 사이 지나친 가격 차별로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선 유독 한국에서만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테슬라가 국내 고객을 무시하는 '배짱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1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최근 사이버트럭을 한국 시장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을 북미 외 지역에서 출시하는 것은 처음으로, 지난 2023년 말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약 1년 반 만이다.사이버트럭은 미국 출시 당시 각진 디자인과 강철 외관 등 독특한 디자인으로 주목 받았다. 특히 국내에선 지난해 가수 지드래곤(GD)이 인천국제공항에 이 차를 타고 나타나 뚜렷한 존재감을 각인시킨 바 있다.테슬라코리아는 앞서 지난 2019년 사이버트럭 첫 공개 당시 예약금 10만 원을 걸어놨던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달 4일까지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이튿날인 5일부터는 일반 판매를 시작한다. 11월 말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문제는 가격이다. 테슬라코리아가 이번에 들여온 사이버트럭은 두 가지 트림(세부 모델)으로, 사륜구동(AWD)과 고성능 '사이버비스트' 모델이다. 미국 현지에서 6만2490달러(약 8700만 원)에 판매되는 가장 저렴한 '롱레인지' 트림은 한국에서 출시되지조차 않는다.특히 사륜구동 모델의 국내 가격과 미국 가격의 차이가 논란을 일으켰다.테슬라코리아가 공개한 국내 모델 가격은 AWD 1억4500만 원, 사이버비스트 1억6000만 원이다.반면 이들 모델의 미국 가격은 각각 7만2490달러(약 1억90만 원), 사이버비스트 11만4990달러(약 1억6000만 원)이다. 사실상 국내에서 살 수 있는 사이버트럭의 최저 트림인 AWD 모델만 미국과 가격이 4400만 원 넘게 차이 나는 셈이다.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통상 수입차들이 한국에 출시될 때 일부 트림에서만 수천만 원의 가격 차이를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라며 "사실상 상위 트림인 사이버비스트 모델을 사라고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만큼 테슬라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한국 고객을 쉽게 생각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
-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2019년 11월 2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손에 위치한 테슬라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사이버트럭 시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한국은 테슬라가 잘 나가는 거의 유일한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지만, 한국에서만은 예외다.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들어 한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32.4% 증가한 2만6569대를 판매, 인기를 증명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월 판매 7357대를 기록하며 BMW(6490대), 메르세데스-벤츠(4472)를 제치고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이러한 추세를 이어간다면 테슬라는 지난해 세운 역대 최다 판매량(2만9750대)을 가뿐히 넘어서는 것은 물론, 4만 대 고지를 넘어설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완성차 업계에선 테슬라가 BMW, 벤츠와 더불어 '수입차 3강' 브랜드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이는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의 판매량이 급감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실제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유럽 점유율이 감소했다. 특히 지난 7월의 경우 한 달간 테슬라의 신차 판매량은 8837대로, 전년 동월보다 40.2% 감소했다. 반면 중국 BYD는 한 달간 1만3503대를 판매해 작년 동월 대비 225.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중국과 일본에서도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중국에선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8개월 연속 전년 대비 낮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일본에서도 올해 5600여 대 판매하는 데 그쳤다.이에 일각에선 테슬라가 유달리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한국을 사이버트럭의 '재고 떨이' 시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미국 내 판매량이 급감하며 쌓인 사이버트럭의 악성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 출시를 급하게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실제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사이버트럭은 지난 2023년 11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이 5만2000여 대에 그쳤다. 연간 판매량으로 환산하면 약 2만 대 수준으로 픽업트럭 수요가 활발한 미국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보하지 못하는 셈이다.이는 테슬라가 밝힌 연간 25만 대 이상 생산 목표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24년 3분기 6692대 ▲2024년 4분기 1만2991대 ▲올해 1분기 6406대 ▲올해 2분기 4306대 등 미국 내 판매량도 급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