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식 모델Y·3 등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결함 발생기술적 결함 의심 불구 입장 無… 고객 수천만 원 지불해야최근 사이버트럭 韓 출시… 동일 트림 4400만원 더 비싸구금 사태에 차량 예약 취소 이어져… 불매 운동 '불씨'
  • ▲ 11일 '보배드림'에 미국의 한국인 구금 사태에 분노해 테슬라 차량 구매를 취소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작성자가 올린 테슬라 차량 계약 취소 화면. ⓒ보배드림 캡쳐
    ▲ 11일 '보배드림'에 미국의 한국인 구금 사태에 분노해 테슬라 차량 구매를 취소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작성자가 올린 테슬라 차량 계약 취소 화면. ⓒ보배드림 캡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난관에 봉착할 위기를 맞았다.

    차량에서 배터리 충전 제한 관련 기술적 오류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는 데 이어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대규모 구금 사태에 항의하는 의미로 일부 국내 소비자들이 차량 예약을 취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부 테슬라 차량에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관련 결함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정부의 정밀 조사와 자발적 시정조치(리콜)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에 문제가 되는 오류는 이른바 'BMS_a079' 배터리 오류로, 고전압 배터리 불균형 또는 손상 시 발생하는 오류 코드다.

    2021년식 모델 Y와 모델 3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해당 오류는 배터리 충전이 중간에 중단되거나 100% 충전 불가 현상이 나타난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줄어들거나 잔여 주행거리 표시 오류가 나타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연일 불만 글로 들끓고 있다.

    배터리의 '두뇌'로 불리는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는 전기차 배터리의 충·방전 상태와 온도, 전압, 전류 등을 실시간 관리·제어하는 핵심 장치다. 센서를 통해 배터리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어해 배터리의 안전성과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문제는 배터리 보증 기간이 지난 소비자가 BMS_a079 문제를 겪을 경우 최소 수천만 원에 달하는 수리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증기간이 만료돼 배터리 전체를 새 상품으로 교체해야 하는 경우, 수리비가 2000만 원에서, 많게는 3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해당 오류가 배터리 모듈 또는 팩 전체 교체가 필요한 중대 결함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테슬라코리아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일부 소비자 단체는 집단 소송 가능성을 검토 중으로, 국회 국민동의 청원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와 한국소비자원에도 다수의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2019년 11월 2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손에 위치한 테슬라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사이버트럭 시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2019년 11월 2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손에 위치한 테슬라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사이버트럭 시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테슬라는 특히 최근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한국 시장에서도 판매하기로 밝히면서 미국 현지와 한국 사이 지나친 가격 차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유독 한국에서만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테슬라가 국내 고객을 무시하는 '배짱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민심을 잃고 있다.

    실제 테슬라가 이번에 들여온 사이버트럭의 사륜구동(AWD) 모델의 국내 가격과 미국 가격의 차이가 논란을 일으켰다. 테슬라코리아가 공개한 AWD의 국내 모델 가격은 1억4500만 원으로 미국 가격(7만2490달러·1억90만 원)보다 4400만 원 넘게 차이 난다. 미국 현지에서 6만2490달러(약 8700만 원)에 판매되는 가장 저렴한 '롱레인지' 트림은 한국에서 출시되지조차 않는다.

    테슬라에 대한 민심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미국 조지아주 LG에너지솔루션-현대차그룹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대규모 구금 사태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구금 사태에 항의하는 의미로 일부 국내 소비자들이 테슬라 차량 예약을 취소하고 국산차 구매로 방향을 바꾸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구매를 계약했다는 A씨는 지난 10일 자동차 커뮤니티에 "모델Y 롱레인지 화이트를 휠까지 화이트로 깔맞춤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조지아 한국인 구금 사태를 보고 너무 열받아서 주문 취소해 버렸다"라고 밝혔다.

    A씨의 테슬라 계약서에는 6600만 원의 차량 가격이 적혀 있었다. 그는 모델Y 롱레인지 대신에 제네시스의 GV70을 구매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커뮤니티의 또 다른 이용자인 B씨는 테슬라 사이버트럭 계약 취소 화면을 공개했다. 해당 화면에는 9월 11일 자로 주문이 취소됐고, 계약금 2000만 원이 환불 처리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B씨는 "사이버트럭을 4년이나 기다렸지만, 이번 미국 사태를 보고 취소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제네시스) GV90 구매를 마음먹었다"라며 "이번 기회에 국산차를 이용해 보려 한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테슬라코리아에 대한 불매 운동을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BMS, 사이버트럭 가격 논란에 이어 조지아 구금 사태까지 겹치면서 테슬라 제품 불매 운동 움직임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뮤니티서 활발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