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물 중심 국고채 금리 오름세 … 장기물은 하락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 한은 금리인하 지연 우려피치,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 글로벌 채권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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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금리가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국내 자산시장의 호조와 피치의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영향이다.15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오전 10시 50분 기준 2,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보다 1.4bp, 2.8bp(1bp=0.01%포인트)씩 오른 2.422%, 2.455%를 나타내고 있다. 5년물은 2.5bp 상승한 2.589%를, 10년물도 2bp 오른 2.832%를 가리켰다.반면 같은 시간 장기물인 2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7bp 내린 2.805%에 거래되고 있으며 50년물의 경우 5.6bp 급락한 2.569%를 기록 중이다. 30년물은 0.6bp 오른 2.736%를 나타내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채권 시장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했다.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이 잇따라 확인되면서다. 실제 7, 8월 고용지표가 연속으로 쇼크를 기록한 데 더해 QCEW(고용·임금 조사) 조정을 감안하면 사실상 5월부터 비농업 고용은 역성장 국면으로 진입한 모양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이달 기준금리 인하 확률을 100%로 반영 중이며 이 가운데 3.6%는 50bp 인하를 전망했다.다만, 국내 자산시장의 호조와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채권 시장의 불안을 높였다.현재 국내 부동산 가격은 서울을 중심으로 다시 상승하고 있다. 성동·광진·마포구 등 강북 한강벨트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6·27 대출 규제 이후 숨 고르던 분위기가 반전되는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2주차 서울 아파트값은 0.09% 올라 전주(0.08%) 대비 상승 폭이 커졌다. 8월 첫째 주 조사(0.14%)를 제외하면 줄곧 오름폭이 둔화했지만, 5주 만에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이에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이미 시장은 연내 3차례 추가 인하를 선반영하고 있는 점은 시장 금리의 추가 하락 측면에서 부담”이라며 “경기가 반등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은의 추가 인하 속도는 더뎌질 수 있다”고 밝혔다.채권과 달리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국내 주식시장도 정부의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4거래일 연속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3420.23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지난 2일부터 10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또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12일(현지 시각)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신임 투표에서 패배한 것은 국내 정치의 분열과 양극화가 심화했음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불안정성은 상당한 재정 건전성을 달성하는 정치 시스템의 역량을 약화한다”고 설명했다.신용등급 강등의 영향으로 프랑스 국채 10년 금리는 다시 3.5%를 상회했고,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아울러 프랑스와 같은 유로존 국가인 독일과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동반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영국 국채 금리도 올랐다.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당 이슈는 프랑스 내부에 국한된 문제에 그치지 않고 같은 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들로 확산될 여지가 크며 미국, 캐나다 등 다른 국가들에도 미칠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며 “글로벌 채권 시장, 특히 국채의 경우 최근 시장 금리 동향에 국가의 재정 여건과 관련된 이슈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대부분 국가가 일제히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사이클을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국채 수급 부담으로 일컬어지는 국가 재정과 관련된 이슈들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시장에서는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스탠스에 주목하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핵심지표(superior indicator)가 실업률인지 ▲고용 BEP(손익분기점)를 낮게 조정해서 봐야 하는지 ▲급격한 위축 가능성을 얼마나 높게 보는지에 대한 파월 의장의 견해를 주목해야 한다”며 “성명서 문구 중 ‘remain solid(여전히 견조하다)’ 수정이 유력해 연준은 인하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것을 시사하겠지만, 점진적인 통화정책 조정을 더욱 강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이번 금리 인하는 단발성이 아닐 것이며 파월은 성명서, 기자회견을 통해 추가 인하를 시사할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향후 금리 인하의 속도”라며 “시장의 기대에 비하면 연준의 스탠스는 다소 보수적으로 읽힐 가능성이 높으며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시장의 공격적 인하 기대는 일부 되돌려져 커브 플래트닝(수익률곡선 평탄화) 재료로 기능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