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만1000루피 임금 인상, 안정적 생산 기반 확보미국 관세 부담 속 인도 전기차 시장 부각현지화 92%·연간 150만대 생산, EV 신차 투입
  • ▲ 인도 첸나이 내 현대차 공장의 모습.ⓒ현대자동차
    ▲ 인도 첸나이 내 현대차 공장의 모습.ⓒ현대자동차
    현대차가 인도 현지 법인 노조와 장기 임금협약을 체결하며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협약 발표와 함께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미 자동차 관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현대차가 세계 1위 인구 대국인 인도 시장에서 판매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HMIL)은 17일(현지시간) 노조연합(UUHE)과 월 3만1000루피 인상을 골자로 한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인상분은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노사 협약 발표 직후 주가는 전일 대비 1.8% 상승한 2649루피로 장을 마감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해 10월 증시에 상장했다. 상장 당시 1960루피 대비 약 35% 상승했다.

    UUHE는 전체 기술직·생산직의 약 90%인 1981명이 소속된 현대차 인도법인 대표 노조다. 현지 매체는 업계에선 최고 수준 복지와 임금이라고 평가했다. 박영명 인도법인 인사전략 책임자 "현대차에선 사람은 성공의 초석이다"며 "이번 합의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도는 중국, 미국과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힌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도 시장이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 현대차의 주요 시장인 미국에선 15% 관세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전문가들은 관세 인하가 늦어질 경우 현대차가 매달 4267억원, 기아가 3364억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안정적 노사 관계를 발판 삼아 인도 전기차 시장 성장 가능성에 맞춰 신차 출시와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3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메이드 인 인디아’를 강조하며 기업 유치를 지원하고 있고, 현대차도 부품 생산 현지화율 92%를 달성했다.

    현대차는 지난 2023년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제3공장에서 오는 10월 신형 베뉴를 생산할 예정이다. 첸나이 제1·2공장과 아난타푸르 기아 공장을 포함하면 연간 생산대수는 총 150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인도 공장 가동률은 95.9% 수준이다.

    신차도 지속 투입한다. 연초 현지에서 생산을 시작한 SUV 크레타 EV에 이어 현대차는 2030년까지 5개 전기차를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크레타 EV는 연내 1만 대 판매 달성이 기대된다. 기아 역시 2030년까지 소형EV 등을 포함한 4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인도 국가통계청(NSO)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은 7.4%로 시장 전망치(6.7%)를 상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인도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 경제대국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마루티 스즈키(40.6%), 현대차(14%), 타타(13.3%), 마힌드라(11.7%), 기아(6.03%) 순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55만9984대 판매했다. 올해 8월까지 현대차는 인도에서 37만3783대, 기아는 18만대를 팔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미국 시장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리스크 상쇄는 쉽지 않지만, 인도 시장 확대가 중장기적으로 균형을 맞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