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럽 자금 활용해 첫 무기 패키지 승인러, 폴란드·루마니아 드론 공격 안보 불안↑한화·현대로템·KAI·LIG, 현지화 전략 강화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한화에어로스페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분담하는 구조를 처음으로 가동했다. 

    최근 러시아의 폴란드, 루마니아를 대상으로 한 드론 공격 등으로 유럽의 안보불안이 가중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업계의 수주 기회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소속 유럽 동맹국이 제공하는 자금으로 미국 무기 재고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첫 패키지를 승인했다. 규모는 10억달러로 우리돈으로 약 1조3800억원에 달한다. 향후 규모는 100억달러까지 커질 수 있다. 

    NATO 공식 공동예산과는 별개로, 회원국이 개별적으로 부담한 재원을 미국이 집행하는 방식이다. 방공 체계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직접 비용을 쓰지 않으면서도 지원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고, 유럽은 신속하게 전력을 보강할 수 있다는 평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공습 강도를 높이는 데 이어 폴란드와 루마니아 영공에 드론을 침투시켜 NATO를 직접 압박했다. 두 국가는 우크라이나와 접경하거나 인접한 동부 전선에 위치해 러시아가 영향력을 시험하기 좋은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단순한 군사적 목적을 넘어, NATO 내부 단결을 흔들고 동부 회원국의 불안을 자극하려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동유럽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방공망과 포병, 전차 등 첨단 무기 수요는 확대되는 추세다.

    이같은 안보 불안 속에서 국내 방산업체들은 유럽 내에서 입지를 다져온 마큼 향후 수요 확대의 기회를 얻게될 것이란 전망이 뒤따른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방산업체들은 이미 확보한 실적을 기반으로 추가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를 노르웨이·폴란드·핀란드·에스토니아에 공급했고, 빠른 납기와 가격 경쟁력으로 신뢰를 얻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이 중 116대는 국내에서, 64대는 현지에서 조립·생산된다. 폴란드형 개조 모델 K2PL 개발과 최대 1000대 규모 프레임워크 계약을 통해 현지화 및 기술 이전도 추진 중이다. KAI는 폴란드에 FA-50 경공격기 48대를 수출해 운영 중이며, 현지 맞춤형 사양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LIG넥스원은 유럽 진출을 위한 기반을 강화 중이다. 최근 독일 뮌헨에 유럽 연락사무소를 설립해 현지 기업들과의 R&D·생산·마케팅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포터블 지대공 유도무기 수출을 놓고 루마니아와 협상을 벌이는 등 구체적 움직임이 감지된다.

    다만 유럽의 재정 여건은 불확실성으로 꼽힌다. 에너지 의존과 경기 둔화가 이어질 경우 신규 계약 지연이나 발주 축소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여기에 EU가 '자국산 우선 사용 규정(Buy European Defence)' 유럽 방산 공동조달 프로그램'을 통해 역내 방산업체를 우선 활용하도록 장려하고 있어, 한국산 무기의 대규모 수출 확대에는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국내 방산기업들은 현지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생산·정비·훈련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통해 진입 장벽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의 분담 구조는 지원 피로감을 줄이면서도 신규 수요를 촉발하는 효과가 있다"며 "유럽의 모두 안보 불안이 커지고 있어 K-방산 기업들의 수출 확대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