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 영화 이례적 흥행… 현대차·토요타도 주목현대차 'N' 10주년… 고성능·전기차 나아갈 방향 제시토요타, 차 성능 높이기 위한 모터스포츠 중요성 강조매년 레이싱 도전장… 정의선·아키오 회장 열정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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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 현장에서 정의선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회장이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현대차
모터스포츠를 다룬 영화 'F1 더 무비'가 국내 흥행에 성공하면서 완성차 브랜드들의 고성능 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레이싱카를 양산하는 브랜드가 아닌 현대자동차와 토요타자동차가 가진 고성능·기술을 향한 철학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19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 25일 개봉한 브래드 피트 주연의 레이싱 영화 F1 더 무비는 이날까지 누적 관객 수 507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개봉한 영화 중 2위에 해당하는 성적으로, 최근 국내 영화 시장이 침체한 것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과다.해당 영화를 관람한 대부분 관객은 모터스포츠의 매력을 새롭게 깨달았다는 반응이다. 국내에서 모터스포츠 영화가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국내 모터스포츠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
- ▲ 현대차 N 아카이브 ⓒ현대차
◆ 고성능 차량을 향한 정의선 회장의 '뚝심'현대차는 올해 출범 10년을 맞은 고성능 브랜드 'N'을 통해 모터스포츠 인기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의 N은 고성능 모델을 위한 공식 브랜드 명칭으로, 남양연구소(Namyang R&D)와 독일 뉘르부르크링(Nürburgring) 서킷의 머리글자 ‘N’에서 유래했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개발 단계부터 직접 챙겨가며 진두지휘한 현대 N은 ▲운전의 즐거움 ▲일상의 스포츠카 ▲트랙에서 주행할 수 있는 차 등의 가치를 중심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N이 출범했던 지난 2015년만 해도 주변에선 '무모한 도전'이 아니냐는 시선이 대다수였다. 모터스포츠와는 거리가 먼 ‘저렴하고 무난한 차’라는 이미지가 강한 현대차가 제작하는 고성능 차에 대한 의심이 컸기 때문이다.돌이켜보면 정의선 회장의 고성능 전략은 현대차의 기술 자립과 브랜드 프리미엄화를 동시에 겨냥한 선구안이었다. 현대차의 기술을 집대성한 결과, N 브랜드는 10년 만에 세계에서 인정받는 고성능 브랜드로 성장,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들에 고성능 및 고성능 전기차가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했다.실제로 현대차는 10년간 N 브랜드 차량으로 여러 차례 레이스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WRC(World Rally Championship)에서는 2019·2020 매뉴팩쳐러 챔피언에 등극, 2024 드라이버 월드 챔피언을 배출했으며,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에서도 10년 연속 완주, 2021·2022년에선 클래스 우승을 달성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판매량도 눈에 띄게 늘었다.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 N은 올해 7월 기준 글로벌 누적 판매량 15만 대를 돌파했다. 첫 양산 차가 출시된 2017년 20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지난해 2만5000대까지 성장했다.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고성능 라인업을 확대한다. 고성능 트림인 GV60 마그마를 연내 출시해 고가 차량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높이고, 한편 현대차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제네시스는 하이퍼카 클래스 내구 레이싱 무대 본격 진출도 준비 중이다. 내년 WEC에 출전하고, 2027년 IMSA에 나갈 계획이다. 이들은 특히 정주영 현대차그룹 창업주의 철학을 계승해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겠다'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
- ▲ 토요타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 ⓒ토요타
◆ 토요타, 창업자부터 이어온 '모터스포츠'에 대한 진심토요타도 고성능 차와 모터스포츠에 진심인 브랜드인 것으로 유명하다. "차의 내구성과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자동차 기업은 레이스에 참가해 차량의 성능을 시연하고 우위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라는 토요다 키이치로 토요타 창업자의 철학을 잇고 있다.토요타는 특히 ▲레이싱의 험난한 환경 ▲도로와의 교감 ▲운전자 중심이라는 가치를 토대로 레이싱과 자동차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극한 경쟁 속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한계를 극복하고, 차량의 성능을 높여 궁극적으로는 더 좋은 차를 만들고자 하는 토요타의 이념이다.실제 토요타는 '토요타 가주 레이싱(TOYOTA GAZOO Racing)'이라는 모터스포츠 사업부이자 레이싱 팀을 운영한다. 모터스포츠로 쌓은 기술과 역량을 보다 빠르게 적용하고 '더 좋은 차'를 만드는 것이다.'가주'는 화상, 즉 이미지나 사진 등을 뜻하는 일본어 '가조우(画像)'에서 유래됐다.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토요타는 각 대리점에 있는 재고 차량을 사진과 함께 보여주는 '가주닷컴'이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사진과 정보를 공유했다.이후 'Team GAZOO'라는 팀명으로 2007년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에 처음 출전하며 모터스포츠 활동에 첫발을 내디뎠다. 2015년에는 토요타 내 '토요타 레이싱', '렉서스 레이싱' 등으로 흩어져 있던 사내 모터스포츠 활동을 '토요타 가주 레이싱'으로 통합했다.2017년에는 모터스포츠를 통해 '더 좋은 차 만들기'라는 철학을 실현하고자, 전담 조직인 '토요타 가주 레이싱 컴퍼니'를 설립했다. 이들은 현재도 WRC, WEC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 등 다양한 모터스포츠 레이스에 참가하고 있다.‘모리조(MORIZO)’라는 이름의 마스터 드라이버로 활동 중인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도 직접 운전대를 잡고 레이스에 참가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아키오 회장이 2000년대 초반, 토요타의 마스터 드라이버인 고(故) 나루세 히로무에게 1대 1로 운전 훈련을 받으며 극한의 주행 상황 속에서 설계도와 데이터로 드러나지 않는 '차의 감성'을 배운 것은 유명한 일화다.한국에서도 GR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토요타코리아는 지난해부터 '팀 GR 서포터즈' 프로그램을 운영, 국내에 모터스포츠의 매력과 토요타 GR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현대차와 토요타는 모터스포츠를 통한 선의의 경쟁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의 경우 모터스포츠 문화 발전과 고객들의 공감 확대를 위해 양사가 함께하는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개최하기도 했다.특히 해당 행사에는 정의선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회장이 직접 참여하며 의미를 더했다. 두 회장은 WRC용 경주차인 'GR 야리스 랠리 1 하이브리드' 차량에 동승해 고난도 퍼포먼스를 펼치며 관람객들의 호응을 끌어내기도 했다.정 회장은 "토요타와 함께 모터스포츠 분야에서도 계속 도전해 더 많은 분이 자동차 운전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아키오 회장도 "토요타와 현대차가 함께 손잡고 더 나은 사회, 그리고 모빌리티의 미래를 만들어 가고 싶다"라고 화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