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자회사 모트라스·유니투스, 주야간 4시간 파업기아 오토랜드 광주 1·2공장 중단 … 생산 차질 불가피부품업계 "일부 핵심부품 완성차 자체 생산할라" 노심초사
  • ▲ 광주광역시 내방동에 위치한 기아 오토랜드 광주 1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울. ⓒ기아
    ▲ 광주광역시 내방동에 위치한 기아 오토랜드 광주 1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울. ⓒ기아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모비스의 생산 자회사들이 잇따라 파업에 돌입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 생산 차질이 생겼다. 국내외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업계 전반이 삼중고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자동차 부품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생산 전문 자회사인 모트라스와 유니투스는 이날부터 주야간 4시간씩 파업에 돌입했다. 모트라스와 유니투스는 현대모비스가 지난 2022년 출자·설립한 생산 전문 자회사다.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양 노조는 미래 고용 100% 보장과 완성차와 동일한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인이 퇴사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는 무조건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트라스는 자동차 대시보드에 들어가는 전자장치 모듈을 생산하는 업체다. 광주와 충남 서산 등지에 제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월 기본급 7만8000원 인상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 측이 현대차 노사의 합의 수준(기본급 10만 원 인상)과 차이가 크다며 파업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모비스의 생산 자회사들이 부품 파업에 들어가면서 부품이 적시에 공급되지 않는 일부 현대차와 기아 공장도 멈춰 섰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대부분의 생산라인 가동률이 떨어진 가운데 일부 라인은 조업이 중단됐다. 현대차의 경우 자동차 생산 시스템은 제품·부품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시생산방식'을 택하고 있어 부품사가 공급을 멈추면 곧바로 생산라인이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의 완성차 생산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들 역시 3개 공장 중 1공장과 2공장에서 1조 4시간, 2조 4시간씩 자동차 생산이 멈춰선 상황이다.

    1공장에서는 셀토스와 EV5를, 2공장에서는 스포티지와 쏘울 등을 하루 1000여대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부품으로 사용할 전자장치 모듈의 재고량이 떨어지면서 생산라인이 중단됐다. 1t 화물차를 생산하는 3공장의 경우 부품 공급업체가 달라 정상 가동 중이다.

    업계에선 이번 현대모비스 생산 자회사 파업으로 현대차·기아가 하루에 수천 대에 육박하는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추정한다. 아울러 두 회사의 파업으로 납품이 중지된 2∼3차 협력사들도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번 부분 파업으로 모기업인 현대모비스도 난관에 빠졌다. 올해 1분기 적자에서 2분기 간신히 흑자로 전환한 상황에서 노조 측이 주장하는 '완성차 수준의 성과급' 조달에는 수천억 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품업계는 잇따른 생산 자회사 파업으로 완성차와 계열사가 함께 생산했던 일부 핵심부품을 완성차가 자체 생산하는 방향으로 전환할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현대차·기아의 교섭 내용을 보면 현대차는 전륜 변속기와 수소연료전지를 각각 2027년과 2028년에 자체 양산하고, 배터리 등 전동화 핵심부품은 내재화한다고 노사 간 합의했다.

    기아 노조도 동력장치, 친환경 차 핵심부품, 로보틱스와 미래항공모빌리티(AAM)에 이르는 분야에서 자체 생산을 요구하고 있다.

    또 지난해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가 한 달가량 파업을 지속해 현대차와 기아에 하루 평균 2000대 가까운 생산 차질이 발생하자 현대차는 이후 현대트랜시스가 생산하던 차세대 하이브리드 변속기를 울산공장에서 직접 만들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는 물론 부품업계도 파업에 나선다면, 2차, 3차로 이어지는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