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체 저가 공세에 ‘박리다매’ 한계 직면인도·중국서 고가 제품 확대, 폴더블이 실적 견인기술·폼팩터 혁신으로 수익 중심 전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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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7'.ⓒ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모바일 사업의 축을 프리미엄으로 빠르게 옮기고 있다.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고가 제품 판매가 늘고, 폴더블폰 등 혁신 제품이 실적 개선을 이끌면서 스마트폰 사업 전반이 ‘수익형 체질’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중국 기업들의 공세로 글로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방어가 시급해진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도 힌두교 주요 축제(나브라트리·두세라) 기간 동안 삼성전자 인도법인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해당 제품군은 갤럭시Z 폴드7, 갤럭시 S25, 갤럭시 S24 시리즈 등 인공지능(AI)을 주력으로 하는 기기들이다.인도 내 삼성 고급 스마트폰의 판매는 꾸준히 늘어 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에는 처음으로 프리미엄 폰의 대명사인 아이폰을 꺾고 점유율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인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이다.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7만루피(한화 약 110만원) 이상 인도 ‘슈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49%로 애플(48%)을 앞섰다. 삼성이 해당 분야에서 애플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갤럭시 S25 울트라·갤럭시 S24 울트라·갤럭시 S25 모델이 흥행하며 점유율 확대에 기여했다. 인도 소비자층의 구매력이 상향된데다 AI에 대한 높은 관심이 삼성의 고가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중국에서 또한 꾸준히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며 초고가 럭셔리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에서 폴더블폰 심계천하 시리즈 신제품 ‘W26’을 공식발표했다. 지난 7월 출시한 갤럭시Z 폴드7과 동일하나 외형 디자인은 현지 선호도를 반영해 골드 색상을 적용했고, 긴급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위성통신 기능을 탑재했다. 가격은 512GB 모델이 1만6999위안(약 340만원), 1TB 모델이 1만8999위안(약 380만원)이다.삼성전자는 2008년부터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손잡고 상류층 소비자를 겨냥한 심계천하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의 스마트폰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제품은 한때 모조품이 나올 정도로 타 모델 대비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삼성이 스마트폰 사업의 중심축을 프리미엄으로 옮기는 배경에는 중저가 시장의 수익 한계가 뚜렷해진 현실이 자리한다. 인도와 동남아를 중심으로 중국 제조사들이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시장을 잠식하면서, 삼성의 중저가 라인업은 매출 규모는 유지해도 수익률이 떨어지는 구조가 됐다.실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기준 삼성의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는 270달러(약 37만원)로, 글로벌 평균 370달러에 비해 크게 낮다. 고가 모델보다 A·FE 시리즈 등 중저가 제품 비중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같은 조사에서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의 평균판매 가격은 약 350달러로 삼성전자보다 높았다. 특히 폴더블폰인 메이트 시리즈의 구매율 상승이 판매단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즉 ‘박리다매식 성장’으로는 이익을 지키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수익성이 높은 S·Z 시리즈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는 것이다. 기술 혁신과 폼팩터 경쟁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다. 단가를 끌어올리면서도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이다.실제 전날 발표난 3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는 사업부별 상세 실적은 나와 있지 않지만 금융투자업계는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사업부가 32조원 안팎의 매출과 3조원을 훌쩍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동기 대비 5.7%, 영업이익은 14% 이상 증가한 수치다.갤럭시Z 7 시리즈는 한국 시장은 물론 미국·일본·러시아 등 세계시장에서 판매 신기록을 썼다. 애플의 본진인 미국에서 전작 대비 사전판매량이 50~60% 이상 증가했고 아이폰 인기가 높은 유럽에서도 갤럭시 Z폴드7은 출시 후 4주간 25만 대 이상 판매됐다. Z폴드6 대비 2배, Z폴드4 대비 70% 이상 급증한 실적이다.삼성은 4분기에도 프리미엄 제품에 힘을 실으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내달 공개가 유력한 세 번 접히는 폼팩터 ‘트리폴드폰’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다. 폼팩터 혁신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내 존재감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해당 기기의 가격이 400만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