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까지 중국·일본산 열연 잠정 반덤핑 관세 부과공정 경쟁 가능해져 … 실제 中 열연 가격 6% 상승中, 철강 생산 감산 움직임 … 포스코·현대제철 수혜
  • ▲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 있는 철강 제품들. ⓒ연합뉴스
    ▲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 있는 철강 제품들. ⓒ연합뉴스
    정부가 중국산 및 일본산 열연강판에 잠정 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에 기대감이 짙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국이 철강 과잉공급 해소를 위해 올해 하반기에도 철강 생산·수출을 줄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철강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23일부터 국내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산·일본산 탄소강 및 합금강 열연 제품에 대해 잠정 덤핑 방지 관세를 부과했다. 내년 1월 22일까지 4개월간 부과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를 통해 일본과 중국산 열연 제품에 대해 최대 33.57%의 관세를 부과한다. 이는 앞서 지난달 발표된 ‘중국산 및 일본산 열연 제품에 대한 반덤핑 부과 결정’ 이후 이뤄진 후속 조치다.

    열연강판은 철강 판재를 고온에서 가열한 후 납작하게 펴는 압연 공정을 거쳐 만든 강판이다. 자동차 프레임, 조선·해양 선박의 외판 및 내부 구조물 등을 비롯해 건축·가전 등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이 열연강판을 주로 생산한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에 국내로 유입되고 있어 가격경쟁력 약화가 심각하다며 반덤핑 제소에 나선 바 있다.

    이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이번 반덤핑 관세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국내 열연강판 시장에서 약 80%의 점유율을 점하고 있다. 매출에서 열연강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4%에 달한다. 현대제철 역시 매출에서 열연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중국, 일본산 열연강판은 국내산보다 톤(t)당 최소 10% 이상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가격 질서를 왜곡, 전체 수입 물량의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반덤핑 조치로 국내 수요와 가격 체계가 제자리를 찾는 모습이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열연 오퍼가격은 열연 반덤핑관세 부과 결정 이후 톤당 470달러에서 500달러로 약 6%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국내산 열연강판 공급단가도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이미 지난달 출고 가격을 한 차례 올렸으며, 포스코도 이달부터 열연강판 가격을 t당 3만 원가량 인상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선 정부 지원책과 더불어 중국의 '철강 감산 정책'을 반기는 분위기다. 현재 중국 정부는 철강 과잉 공급 해소를 위한 감산을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전년 동월 대비 0.7% 감소,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조강은 철광석이나 고철을 녹여 만든 철강 생산의 기본 원재료다. 업계에선 하반기 중국 철강업체들의 조강 생산 감산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출도 점차 줄어드는 흐름이다. 중국의 지난달 철강 수출은 951만 톤을 기록, 전년 동월 대비 0.2% 증가에 그쳤으며, 전월 대비로는 4% 감소했다.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중국의 누계 수출이 13% 증가한 것을 고려했을 때, 증가율은 크게 둔화하는 셈이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는 중국의 감산 효과가 누적되면서 수출 증가율이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추이를 살펴볼 필요는 있지만, 4분기 중에는 월별 수출이 전년 대비 감소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 정부는 지난달 '철강산업 안정성장 계획'을 발표, 생산능력 감축과 감산 진행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내비쳤다. 중국 정부는 노후하고 비효율적인 생산능력 폐쇄함과 동시에 감축 강도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으며, 이에 따라 생산능력은 앞으로 지속해서 줄어들 전망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번 열연 반덤핑 관세와 더불어 중국의 감산 흐름은 국내 철강업계의 경쟁력을 높일 기회"라며 "기존에 존재했던 불공정 거래의 관행이 사라지고, 국내 철강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