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원대 맴돌더니 3개월 만에 9만원대까지 '쑥''제2 닷컴버블' 논란에도 굳건 … "실적 기반 성장"증권가 "10만전자 넘어 12만전자 간다" 낙관론 확산
-
삼성전자가 '9만전자'를 탈환하며 10만원 고지를 목전에 두고 있다. 2018년 액면분할 이후 7년 만, 2021년 고점(9만6800원) 이후 4년여 만이다. 과거 '10만전자' 기대감은 시장을 수차례 달궜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이번만큼은 "과거와 다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전 9시 53분 기준 직전 거래일 대비 5.84% 오른 9만4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장중 9만43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불과 석 달 전만 해도 '6만전자'에 머물던 삼성전자 주가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 기대감 상승, 오픈AI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강화 등에 힘입어 단숨에 9만원대를 넘어섰다. 2018년 265만원이었던 주가를 액면분할한 이후 7년 넘게 10만원 고지를 밟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장기호황)과 맞물리며 재도전에 나선 것이다.외국인의 매수세도 삼성전자의 질주를 뒷받침하고 있다.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는 15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수했고, 지난달에만 5조원 가까이 사들였다.지난 2021년 '동학 개미 운동'이 한창이던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9만원대를 넘어선 바 있지만 이번 상승세가 과거와 다른 점은 인공지능(AI)이 촉발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최근 전세계적으로 AI 확산하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주요 글로벌 IT 기업들이 차세대 AI 칩에 들어가는 메모리 용량을 기존보다 두세 배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삼성전자는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추진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반도체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월 최대 웨이퍼 기준 90만 장의 HBM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매 분기 조 단위 적자를 내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시 잇따른 수주로 가동률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주가 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도 삼성전자에 수혜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범용 D램 가격이 지난 1월(1.4달러)부터 지난달(6.3달러)까지 꾸준히 올랐는데, 3분기에도 범용 D램 가격은 18~23%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이에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약 84조원으로 분석했다. 영업이익은 약10조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 8%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14일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4분기 매출액은 82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오르겠다"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약 15% 오른 10조500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하겠다"고 분석했다.일각에서는 AI 열풍이 과도하다며 '제2 닷컴버블'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단순한 거품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닷컴버블은 1990년대 인터넷이 민간에 빠르게 보급되자 일확천금을 기대한 막대한 자금이 인터넷·통신주에 몰리며 주가가 치솟은 시기다. 당시 떠오르는 IT 기업들은 거액의 투자금을 끌어보았지만 2000년대 초반 대부분 기업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반면 현재 AI 열풍의 경우 데이터센터 투자와 HBM 수요 확대, D램 가격 반등 등 실적 기반의 구조적 성장이 뒷받침되고 있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장기 연휴 기간 동안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 관련주를 중심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며 "AI 업체들 간 순환투자 등으로 인해 버블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주력 AI 기업들은 실적 개선이 동반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닷컴버블과는 차별화된다.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는 유효하기에, 10월 중 조정이 나타날 경우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했다.증권가들은 삼성전자 목표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다. KB증권은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11만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며 반도체 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전인미답'의 길을 간다며 목표가로 12만원을 제시했고 대신증권도 기존 9만7000원에서 10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11만5000원으로 올려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