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영업이익 10조1419억원 전망5분기 만에 '10조 클럽' 복귀 주목HBM·범용 D램 가격 동반 상승AI 특수에 증권가 목표주가 줄상향
  • ▲ 삼성전자가 오는 14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뉴데일리
    ▲ 삼성전자가 오는 14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뉴데일리
    삼성전자가 오는 14일 올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환율 변동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은 삼성전자가 5분기 만에 '10조 클럽'에 복귀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지 주목된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0조141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범용 메모리 가격이 공급 부족으로 상승하고 부진했던 파운드리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의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10조 원대 영업이익을 올린다면 지난해 2분기(10조4400억 원) 이후 5분기 만이다.


    ◆ HBM·D램 가격 상승이 실적 견인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반도체 부문이 주도하고 있다. AI(인공지능) 확산으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HBM과 범용 D램의 동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AMD의 AI 가속기에 HBM3E 12단 제품을 공급 중이다. AMD가 오픈AI와 대규모 GPU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삼성전자의 HBM 수요도 동반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HBM3E가 3분기 내 엔비디아 인증을 사실상 완료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차세대 HBM4 샘플도 이미 출하된 것으로 알려졌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98% 증가해 D램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엔비디아를 포함한 다양한 고객사로 공급이 확대되며 출하량이 시장 평균을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범용 D램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주요 제조사들이 고성능 서버용 제품 생산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 공급이 줄었고, 이로 인해 가격이 반등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PC용 DDR4 8Gb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보다 10.5% 오른 6.3달러로, 2019년 1월 이후 처음으로 6달러를 넘어섰다.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삼성전자
    ◆ 파운드리 적자 축소, 수익성 회복

    부진했던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부문도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3분기 적자 규모는 2분기 2조9000억 원에서 7000억 원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며 "가동률 상승과 일회성 비용 축소가 반도체 부문 전반의 수익성 회복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반도체 실적 개선세에 힘입어 증권가의 삼성전자 목표주가도 잇따라 상향되고 있다. 지난 한 달(9월 10일~10월 10일) 동안 국내 19개 증권사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높이며 대부분 10만 원 이상을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가를 12만원으로 올려 잡았고, NH투자증권은 11만5000원을 제시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노무라(12만3000원), 제프리스(11만 원), 씨티(11만 원), JP모건(10만 원), 골드만삭스(9만6000원) 등이 일제히 목표가를 상향, 한때 '반도체 겨울론'을 주장했던 모건스탠리마저 목표주가를 14% 올린 11만1000원으로 잡았다.


    ◆ AI 특수에 주가 '9만전자' 회복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6만9700원이던 주가는 8만3900원까지 오르며 한 달 새 20% 이상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도 랠리를 이어가며 10일 9만4400원에 마감했다. 이는 2021년 1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9만680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거래량도 확대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AI 특수에 삼성전자가 HBM뿐 아니라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도 공급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레거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지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최소 2026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원화 강세와 인건비 부담은 여전히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3분기에는 직원 인센티브와 성과급이 반영되며 인건비가 늘었고, 원·달러 환율 하락 시 환차손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반도체 부문 수익성 회복세가 워낙 뚜렷해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시장에서는 14일 발표될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은 단순한 분기 성적표를 넘어, AI 전환기 속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란 평가가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HBM 중심의 제품 믹스 전환과 파운드리 수익성 회복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10조 원대 영업이익을 확정한다면 본격적인 슈퍼사이클 진입 신호로 해석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