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AS 계면 공극 해결…기술 상용화 성큼전고체 배터리, 안전성·에너지 밀도 잡은 꿈의 배터리국내 업계, 2027~2030년 상용화 목표
  • ▲ 9월 15일 대전 유성구 SK온 관계자들이 미래기술원에서 열린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 준공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SK온
    ▲ 9월 15일 대전 유성구 SK온 관계자들이 미래기술원에서 열린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 준공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SK온
    중국이 이른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주도권 확보에 성큼 다가섰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휴머노이드 로봇부터 전기차까지 전고체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도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중국에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과학원(CAS) 연구진이 최근 전고체 리튬 배터리 상용화를 가로막던 핵심 난제인 ‘계면 공극(빈틈) 형성 문제’를 해결했다.

    CAS는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 자문 및 국가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핵심 연구기관이다.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가 선정한 '2025년 세계 10대 연구기관'에서 미국 하버드대를 제치고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캠브리콘 역시 CAS 출신 천톈스·천윈지 형제가 2016년 창업한 회사다. 

    CAS 연구팀은 음극과 전해질이 자동으로 밀착되도록 하는 '자체 적응형 계면(Self-adaptive interphase)'구조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500Wh/kg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하면서도 제조 공정을 단순화하고, 생산 단가 상승 없이 안정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프로토타입 배터리는 수백 차례의 충·방전 테스트에서도 높은 안정성과 성능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중국 현지 매체는 이번 기술 진전이 향후 전기차뿐 아니라 플렉서블 전자기기, 휴머노이드 로봇 등 차세대 산업 전반에서 중국의 경쟁 우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휴머노이드 로봇과 디지털 링 등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의 혁신을 위해 전고체 배터리가 주목받고 있다. 기존 액체 전해질 배터리는 환경 변화에 따라 팽창하거나 발화할 위험이 있지만,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안정성이 높다. 별도의 안전장치가 거의 필요하지 않아 부피를 줄이고, 그만큼 에너지 밀도와 성능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마저 중국에 주도권을 내줄 경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중국 배터리사 CATL과 BYD가 중저가형 LFP 배터리를 앞세워 장악한 상태다. 프리미엄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해 온 국내 배터리사들이 뒤늦게 LFP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주도권은 이미 중국으로 넘어갔다.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에서 '게임체인저'를 노리고 있다. SK온은 지난 9월 대전 미래기술원 내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준공하고, 기존 목표였던 2030년보다 1년 앞당긴 2029년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전고체 배터리를 누구보다 앞서 상용화해 전동화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도 각각 2027년, 2030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공급해 성능 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고객사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고, 성능 개선과 양산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