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재산분할 다시 판단" … 장기 송사 정리 수순통상 협상·글로벌 네트워크 챙기며 경제외교 전면에AI·친환경 중심 신사업 가속 … 재계 맏형 역할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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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 소송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데일리DB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오랜 기간 발목을 잡아온 이혼 소송에서 대법원 '파기 환송' 판결을 받았다. 최 회장은 이혼 소송 진행과는 별개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역할을 맡으며 한국 경제계 대표로 활동함과 동시에 SK그룹 총수로 역할을 병행하고 있는데, 이번에 가정사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최 회장의 경영 및 대외활동 행보에도 한층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16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재산 분할 부분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원심에서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금 1조 3808억 원과 위자료 2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이번 상고심에선 위자료 20억 원 판결만 그대로 확정하고 재판의 최대 쟁점이었던 재산 분할 부분을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 판결 후 본격 대외 행보 … 통상 외교·APEC 전면에이번 소송은 최 회장이 지난 2015년 이혼 의사를 밝힌 이후 조정에 실패하고 2018년 소송을 진행해 8년 넘게 이어진 재판이다. 지난해 진행된 2심에서 SK㈜ 보유 지분 일부를 분할 대상으로 본 판단이 내려지며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대법원의 결론이 확정되면 최 회장은 장기간 이어진 송사를 마무리 짓고 그룹 경영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가정사 부담을 털어낸 최 회장은 곧바로 통상 이슈와 대외 활동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도 민간 차원의 조율 지원에 나서는가 하면 다음달 열리는 APEC 정상회의 및 CEO 서밋에서도 한국 경제계 대표로서 전면에 나설 예정이다.최 회장은 지난 8월 김정관 통상교섭본부장과 면담에서 "한·미 관세 협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히며 미국 관세 이슈가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민간 차원의 지원을 이어갈 의지를 밝혔다. SK가 미국 내 반도체·배터리·에너지 거점을 다수 보유한 만큼 관세와 세제 조정에 따라 사업성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처사다.정부 역시 APEC 회의를 계기로 한미 간 경제 협력 강화를 추진 중이며 대통령실과 산업부 등 고위 당국자들이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와 정부가 통상 환경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공조에 나선 상황이다.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APEC CEO 서밋을 주관하고 있는 최 회장은 당장 며칠 앞으로 다가온 글로벌 경제외교 무대에 한국 대표 기업인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격 나서기 앞서 글로벌 빅테크기업과 교류하며 한국의 전략산업 위상을 높이는 데도 주력했다.최 회장은 최근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를 잇따라 방문해 현지 경제계 인사들과 교류에 나섰다. 현재 글로벌 AI(인공지능)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글로벌 기업 리더들에게 APEC CEO 서밋 참석을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재계에서는 이번 APEC CEO 서밋이 단순한 네트워크 행사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협력과 투자 연계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 회장이 주도하는 '비즈니스 중심 외교'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이번 APEC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
-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뉴데일리DB
◇ 내부 혁신·미래사업 재편 속도 … AI·에너지 중심 체제 구축SK그룹 내부적으로도 최 회장의 가정 송사에 이어진 그룹 지배구조 이슈 등에서 벗어나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조직을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AI 수요 폭증으로 슈퍼호황기를 맞은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메모리)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며 엔비디아 등 글로벌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AI 인프라 확대와 관련해선 자체 AI 반도체 '사피온'을 개발 중인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투자 확대가 진행 중이다.에너지 부문에선 SK E&S를 통해 수소·재생에너지·탄소포집(CCUS) 등 친환경 기술을 중점 육성하고 있다. 미국, 동남아, 호주 등 글로벌 거점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트랜지션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조직 개편도 예년보다 빠르게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에서는 SK가 주요 계열사의 책임 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 중심의 CEO 인사 구조를 정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저성장 구간에 접어든 기존 사업 대비 신성장 사업 비중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