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외국인 선물 매도에 상승 전환 … 금융불안 재점화코스피 사상 최고치에도 대출 증가폭 둔화, 유동성 흐름 변화가계·기업 모두 대출 증가세 주춤, 신용위축 우려 고조은행 예금 32조 늘고 MMF 급감 … 단기자금시장 ‘숨 고르기’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9월 국내 금융시장은 자산시장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국채금리가 금융안정 리스크 우려와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세에 급등하는 가운데, 코스피는 반도체 업황 호조와 제도 개선 기대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가계·기업 대출 증가세는 둔화하고 단기자금시장은 불안 조짐을 드러내는 등 ‘고금리 속 유동성 재편’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5년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국고채금리는 좁은 범위 내 등락을 이어가다 하순 이후 외국인 매도세 확대로 상당폭 상승했다.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장기물 중심으로 금리가 오름세를 보였고, 단기시장금리 역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며 대체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다만 MMF 투자수요 둔화의 영향으로 은행채 금리는 소폭 상승했다.

    주식시장은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는 9월 말 3486.2에서 10월 15일 3657.3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자본시장 제도 개선 기대감이 외국인 자금 유입을 이끌며 유가증권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대출시장에서는 차입심리 위축이 뚜렷했다. 9월 은행 가계대출은 2조원 증가해 전월(4조 1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2조 5000억원으로 둔화된 가운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5000억원으로 감소 전환됐다. ‘6·27 부동산 대책’의 영향이 지속된 데다, 전세자금대출 수요도 계절적 요인으로 위축된 것이 주요 배경이다.

    기업대출 역시 증가폭이 줄었다. 9월 기업대출은 5조 3000억원 늘어나며 전월(8조 4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중소기업은 추석자금 수요 등으로 4조원 가량 늘었으나, 대기업은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와 회사채 발행으로 1.3조원 증가에 그쳤다. 그나마 회사채 시장은 투자수요 회복과 장기연휴를 앞둔 선조달 효과로 순발행(1조 8000억원)으로 돌아섰다.

    자금 흐름은 은행으로 쏠렸다. 9월 은행 수신은 31조 9000억원 증가해 전월에 이어 큰 폭 확대됐다. 특히 수시입출식예금이 35조 5000억원 늘며 법인자금이 대거 유입된 반면, 정기예금은 소폭 감소했다. 반면 자산운용사 수신은 -4조 2000억원으로 감소 전환됐다.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법인자금 유출과 국고자금 인출 탓에 MMF에서 28조원이 빠져나갔지만, 주식형·기타 펀드로는 자금이 유입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식시장 강세에도 불구하고 채권금리 상승과 대출 둔화가 맞물리며 자금이 다시 단기 안전자산으로 회귀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금융불안 요인이 확대될 경우, 4분기 중 유동성 경색이 가시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