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이언스 뱅코프 대출손실 충격에 뉴욕증시 급락韓 지방銀 부동산·관세 부담 겹치며 연체율 1%대 진입PF·관세 리스크 노출에 … 대손충당금 확충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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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지역은행의 부실 공포가 재현되며 글로벌 금융 불안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금융권에서도 취약 부문 중심의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본지는 ‘美 지역은행 부실 공포, 韓 지역금융은 안전한가’ 시리즈를 통해 지방은행, 상호금융 등 각 부문의 구조적 리스크를 해부하고, 금융당국의 대응체계와 시스템 리스크 전이 가능성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국 지역은행의 부실 대출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지방은행의 건전성 악화 경고등이 켜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건설사 부도, 수출 감소로 인한 지역 제조업 부실 우려가 겹치며 지방은행 연체율이 13년 만에 1%를 넘어섰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0.65%, S&P500은 0.63%, 나스닥은 0.47% 각각 하락했다.

    TSMC의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자이언스 뱅코프(Zions Bancorp)와 웨스턴얼라이언스(Western Alliance) 등 지역은행들의 신용 부실 공시가 투자심리를 급랭시켰다.

    자이언스는 자회사 ‘캘리포니아 뱅크앤드트러스트’가 취급한 상업·산업대출 5000만달러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했고, 웨스턴얼라이언스도 선순위 담보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여파로 KBW 지역은행지수는 7% 급락, 자이언스 주가는 13%, 웨스턴얼라이언스는 11% 떨어졌다.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가 월가에서 나온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최고경영자)는 “바퀴벌레가 한 마리 보이면 실제로는 더 많다는 뜻”이라며 “지역은행 부실이 특정 사례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韓 지방銀, 연체율 13년 만에 1% 돌파

    한국 금융시장에서도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은행 전체 연체율은 0.7%지만, 지방은행의 연체율은 1.04%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1%를 넘어섰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중소 건설사 부도, 관세 부담 등 지역 경기 악재가 한꺼번에 작용한 결과다.

    부동산·건설업 관련 대출의 연체율은 1.4% 안팎으로 치솟았고, 일부 지방은행의 부실채권(NPL) 커버리지비율은 100%에 미치지 못하면서 손실 흡수 여력도 줄었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이 금융시스템의 잠재적 약한 고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역 경기 둔화와 무역여건 악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중첩될 경우 건전성 악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부실은 미국만의 문제 아냐” … 금융당국, 건전성 관리 강화

    금융당국도 지방은행의 리스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국내 은행권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부동산 경기 조정과 지역 제조업 부진이 장기화되면 부실채권이 빠르게 늘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국은 지방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와 건설업 여신 집중도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은행권 내부에서도 리스크 방어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비중이 높은 일부 지점은 대출 구조조정과 추가 담보 확보를 병행하고 있다”며 “지방 중소기업 대출의 신용 리스크 관리도 강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