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합산시총 3년 새 2배AI 메모리 슈퍼사이클 … 실적으로 입증기술·제조 갖춘 K 반도체 새 무대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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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하이닉스 HBM4 12단 샘플 이미지 ⓒSK하이닉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이 장중 한때 1000조 원을 돌파하며 재평가받고 있다. 내년엔 HBM4 같은 차세대 고성능 메모리 시대가 무르익으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가치가 한층 더 높아질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2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21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이 장중 한때 1000조 원을 돌파했다.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9만 9900원, SK하이닉스는 50만 2000원까지 오르며 기록을 세웠다. 다만 종가 기준으로는 삼성전자 시총이 약 580조 원, SK하이닉스 약 351조 원으로 합산 시총은 약 989조 원에 머물렀다.일시적이긴 했지만 AI 시대를 이끄는 양대 반도체 기업 가치가 시장에서 재평가되며 국내 증시 사상 초유의 '시총 1000조' 클럽이 현실이 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불과 3년 전 두 기업이 받던 시장의 평가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시총 1000조 클럽의 주인공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AI용 메모리와 차세대 D램 기술을 앞세워 반도체 주도권 재확보에 나섰고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며 글로벌 AI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2022년 시총 100조 원 초반에서 3년 만에 350조 원을 돌파하며 그야말로 퀀텀 점프를 이뤘다.두 기업의 폭발적인 시총 상승은 AI 메모리 수요 증가와 맞물려있다. 구글, 엔비디아,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학습과 추론을 위한 고성능 메모리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 반도체 기업에 줄을 서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단가와 원가 경쟁력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기술력과 공급 안정성이 이 반도체 기업들의 기업가치 핵심 지표로 재편되고 있다.이번 AI 붐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선 '산업구조의 대전환'이라는데 이견이 없는 상태다. 그 중에서도 AI에 최적화된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도 빠르게 회복에 나설 수 있었다.먼저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전사 기준이지만 '10조 클럽' 달성에 성공했다. 전사 기준 12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메모리 사업부문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사업만으로 연간 20조 원 가까운 이익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영업이익 10조 원을 넘기며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10조 클럽 진입이 유력하다. 연간 기준으로는 40조 원 이익을 바라보고 있다.내년부턴 차세대 메모리 제품군 출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또 한번의 성장 모멘텀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차세대 AI GPU와의 호환성을 극대화한 HBM4를 내년 상반기 중 양산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HBM 시장 승기를 잡은 SK하이닉스도 기존 HBM3E 수요에 이어 HBM4 시장에서도 중장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또한 DDR6와 PCIe 6.0 기반 eSSD 등 미래 지향적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DDR6는 내년부터 서버 시장 중심으로 본격 채택이 예고되며 공급이 확대되면서 삼성과 SK하이닉스의 평균 판매단가(ASP)를 높여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이처럼 기술력에 더해 수요 확대로 수익성까지 확보되며 한국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재평가 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과거 가격 경쟁력 중심의 단순 제조사 개념에서 벗어나 이제는 기술 리더십과 제조 역량을 두루 갖춘 메모리 강국으로 위상이 격상되고 있다. 미국 등 글로벌 유수의 반도체 기업들이 팹리스 모델에 집중하는 반면 설계부터 제조 공정까지 일괄 수행이 가능한 종합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독보적인 경쟁력으로 꼽히며 이런 점이 앞으로 반도체 산업의 성장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반도체업계에선 이번에 일시적으로 도달했던 반도체 양대산맥의 합산 시총 1000조 원이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에서도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시총 1000조 원을 넘어서 내년 1200조 원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