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 단독 사용보다 중첩 사용시 중대 부작용 178배 높아'스태킹' 약물 오남용의 구조적 위험을 미국 FDA 통계로 첫 규명브레인부티크, 연구 설계·데이터 해석에 참여중독학·정신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서브스턴스 유즈 앤 어딕션 저널'에 게재
  • ▲ 왼쪽부터 성균관대 주경민 교수, 브레인부티크 염선영 대표(이상 공동 교신저자), 성균관대 양정두 박사과정, 브레인부티크 허지원 의사(이상 공동 제1저자).ⓒ성균관대
    ▲ 왼쪽부터 성균관대 주경민 교수, 브레인부티크 염선영 대표(이상 공동 교신저자), 성균관대 양정두 박사과정, 브레인부티크 허지원 의사(이상 공동 제1저자).ⓒ성균관대
    성균관대학교는 의과대학 의학과 주경민 교수 연구팀이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AAS)의 오남용과 관련해 성장호르몬 등 여러 퍼포먼스 향상 약물(PEDs)과 중첩해 사용하는, 이른바 '스태킹(Stacking)'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스테로이드 오남용의 심각성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부작용 신고 데이터(FAERS)를 통해 통계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 연구가 최초다.

    이번 연구는 인지과학·제약의학 기반 연구회사 브레인부티크와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브레인부티크는 연구 설계와 데이터 해석에 참여했다.

    연구팀은 총 286건의 이상반응 보고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스테로이드를 단독으로 오남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 발생 비율은 25.8%였지만, 스태킹 오남용의 경우 이 비율이 98.4%에 달했다. 특히 사망 또는 생명 위협 사례 18건 중 6건(33.3%)은 10종 이상의 약물을 동시에 사용한 사례였다. 전체적으로 스태킹 시 중대 부작용 발생 가능성은 단독 사용 시보다 178배(odds ratio 178)쯤 높게 나타났다.

    중추신경계 억제제(마약성 진통제, 항불안제), 지방연소제, 내분비 조절제(SERM, 아로마타제 억제제 등)와의 병용이 위험성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젊은 층일수록 약물을 복잡하게 중첩 사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으며, 이로 인해 심혈관계, 내분비계, 정신건강 피해 사례가 집중됐다.
  • ▲ 스태킹의 악순환: 처음에는 스테로이드 단독사용에서 출발하지만, 점차 여러약물(성장호르몬, 인슐린 등)을 추가하고, 부작용을 막기 위한 항에스트로겐제, 소변 희석용 이뇨제, 퍼포먼스 강화용 자극제까지 더해진다.ⓒ성균관대
    ▲ 스태킹의 악순환: 처음에는 스테로이드 단독사용에서 출발하지만, 점차 여러약물(성장호르몬, 인슐린 등)을 추가하고, 부작용을 막기 위한 항에스트로겐제, 소변 희석용 이뇨제, 퍼포먼스 강화용 자극제까지 더해진다.ⓒ성균관대
    이번 연구는 개별 사례 보고(case report)에 머물렀던 기존 연구들의 한계를 넘어, FDA의 부작용 빅데이터를 활용해 스태킹과 치명적 결과 간 통계적 연관성을 구조화한 최초의 실증적 분석으로 평가받는다. 향후 스포츠·피트니스 현장의 약물 오남용 실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젊은 층 대상의 건강 정책과 교육 캠페인에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약제 스태킹의 구조적 위험성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인 양정두 박사과정생은 "선수 시절 주변에서 접했던 약물 오남용 우려를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어 뜻깊다"고 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중독학·정신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서브스턴스 유즈 앤 어딕션 저널(Substance Use & Addiction Journal·물질 사용 및 중독)'에 지난달 5일 게재됐다. 성균관대 양정두 박사과정과 브레인부티크 허지원 의사가 공동 제1저자, 성대 주경민 교수와 브레인부티크 염선영 대표가 공동 교신저자로 각각 참여했다.

  • ▲ 성균관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유지범 총장.ⓒ성균관대
    ▲ 성균관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유지범 총장.ⓒ성균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