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11.4조 실적 발표 … 메모리 사이클 증명AI 수요 폭발적 … "보수적으로 봐도 年 30% 성장"생산설비 확대 속도 … "사업 재투자가 주주가치제고"
  • ▲ SK하이닉스 HBM4 12단 샘플 이미지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HBM4 12단 샘플 이미지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내년분 HBM(고대역폭 메모리) 뿐만 아니라 D램, 낸드플래시 등 범용 메모리 제품도 사실상 '완판' 상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AI 시장의 폭발적 확산과 데이터센터·일반 서버 수요 급증이 메모리 전반의 수요 구조를 바꾸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산업 전반이 과거와는 다른 '구조적 성장기'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29일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AI 인프라 구축 확대와 고객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인해 내년 HBM 제품은 전량 공급 계약이 완료됐으며 일부 고객은 내년 물량을 선구매 발주해 공급 부족에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HBM 시장은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향후 5년간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며 "AI 메모리 수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고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HBM4는 시장의 예상대로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HBM4는 고객의 요구 성능을 모두 만족시키고 업계 최고 스피드를 지원할 수 있도록 개발을 완료했고 올해 4분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해 내년 상반기부터 공급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특히 관심을 끈 건 HBM뿐 아니라 범용 메모리인 일반 D램과 낸드도 사실상 '솔드아웃' 상태라는 점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전체 서버 세트 출하량이 10% 후반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버향 수요가 범용 D램 시장을 지속적으로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DDR5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이어져 일부 고객은 일반 D램 제품에 대해서도 수년 단위 장기 계약(LTA)을 요구하거나 내년 물량까지 선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낸드플래시도 예외는 아니다. SK하이닉스는 "AI 데이터 폭증으로 스토리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하이퍼스케일러를 중심으로 QLC 기반 고용량 SSD 수요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에는 GPU에 집중된 키밸류 캐시 연산 일부를 SSD에 오프로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고성능 SSD의 역할이 메모리 계층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메모리 시장의 호황이 지난 호황기였던 2017~2018년의 단기 사이클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회사는 "과거엔 가격 급등이 수요를 자극했지만 지금은 AI라는 패러다임 전환이 기존 응용처를 재정의하고 기존 제품에 AI 기능이 결합되면서 전반적인 수요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컴퓨팅이 학습(Training)에서 추론(Inference)으로 확장되면서, 일반 서버·모바일·엣지 디바이스까지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며 "HBM뿐 아니라 모든 메모리 제품이 AI 수요의 영향을 받는 구조적 성장기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폭발적인 수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생산 설비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2023년 말 신규 투자를 결정한 M15X 팹을 조기 오픈하고 첫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며 "내년 수요가 기존 예상을 상회하는 만큼 램프업 일정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용인 1기 신규 팹도 일정 조기화를 추진 중"이라며 AI 메모리 시장 확대에 맞춘 생산 유연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이번 3분기 실적에서 순현금 전환에 성공하며 재무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초호황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에 우선순위를 두고 추가적인 주주환원은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 투자 규모가 커지고 있어 적정 수준의 현금을 지속 보유하는 것이 안정적 사업 운영에 중요하다"며 "지금은 창출된 재원을 사업에 재투자하는 것이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 앞서 3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한 SK하이닉스는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두며 AI 수요로 초호황기에 들어선 메모리 반도체 시장 분위기를 숫자로 보여줬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매출 24조 4489억 원, 영업이익 11조 3834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 클럽'을 달성했고 시장 기대치를 훌쩍 넘어선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7%,, 순이익은 12조 5975억 원으로 순이익률은 5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