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重 ·HD현대·LS일렉, AI 데이터센터에 실적 급증효성重 영업익 97%↑ 주가 230만원대 '찐 황제주' 등극수주잔고 24조 규모 달해… 美 초고압 변압기 주문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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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전력기기 3사가 나란히 호실적을 거두며 '전력 인프라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일제히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이들 기업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변압기를 포함한 전력기기에 대한 관세 부과 범위를 확대해 기존 15% 상호관세에 철강 원자재 비중에 따라 약 20% 수준의 추가 세율이 적용된 상황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냈다.

    업계에서는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이 미국내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고 유럽·아시아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한 전략이 관세 충격을 완화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의 고정비 부담을 낮추는 대신 수출 제품군을 다각화하고 고부가 전력기기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 ▲ LS일렉트릭은 지난 4월 텍사스주 배스트럽(Bastrop)시에 생산과 연구, 설계 등 북미 사업 지원 복합 캠퍼스 'LS일렉트릭 배스트럽 캠퍼스'를 준공했다. ⓒLS일렉트릭
    ▲ LS일렉트릭은 지난 4월 텍사스주 배스트럽(Bastrop)시에 생산과 연구, 설계 등 북미 사업 지원 복합 캠퍼스 'LS일렉트릭 배스트럽 캠퍼스'를 준공했다. ⓒLS일렉트릭
    ◆ 효성중공업, '찐 황제주'로 우뚝

    효성중공업은 3분기 연결 매출 1조6241억원, 영업이익 21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8%, 영업이익은 97.3%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13.5%로 분기 기준 최고 수준이다.

    북미·유럽 지역의 초고압 변압기와 GIS(가스절연개폐장치) 수주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또 미국 '반덤핑(AD)'에서도 비껴서게 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러한 호실적은 주가로 연결돼 4일 종가 기준 232만8000원으로 연초 대비 400%이상 급등하며 '황제주' 반열에 올랐다. 

    LS일렉트릭은 3분기 매출 1조2163억원, 영업이익 1008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19.1%, 51.7% 증가했다. 수주잔고는 4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늘었다. 다만 미국 수출 관세 부담으로 영업이익률은 8%을 기록했다. LS일렉트릭 측은 "관세 충격이 분기 마진 개선을 일부 상쇄했다"면서 "데이터센터용 배전반, 반도체 전력 솔루션, 모듈형 전력실 수주가 늘며 매출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HD현대일렉트릭의 3분기 영업익률 25%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3분기 매출 9954억원, 영업이익 2471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26.2%, 영업이익은 50.9% 증가했다. AI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전환, 전력망 교체 수요가 동시에 겹쳐 북미향 초고압 변압기 공급이 내년까지 풀가동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 효성중공업은 지난 3분기에 미국 최대 송전망 운영사와 765kV 초고압변압기, 리액터, 차단기 등 대규모 전력기기 공급계약을 풀패키지로 체결했다. ⓒ효성중공업
    ▲ 효성중공업은 지난 3분기에 미국 최대 송전망 운영사와 765kV 초고압변압기, 리액터, 차단기 등 대규모 전력기기 공급계약을 풀패키지로 체결했다. ⓒ효성중공업
    ◆ 3사 수주잔고 24조원 

    AI 데이터센터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세 기업의 수주잔고도 빠르게 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북미·중동 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초고압 변압기 수주가 확대돼 3분기말 기준 수주잔고가 11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 중이다. 

    HD현대일렉트릭 역시 북미 시장의 계통 연계형 변압기 주문이 몰리며 수주 잔고는 전년 동기 대비 29.3% 증가한 69억 8300만 달러에 이른다. 원화로 9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LS일렉트릭은 3분기 기준 4조1000억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기록하며 전 분기보다 2000억원 늘었다. 특히 북미 지역 신규 수주가 확대되면서 초고압 변압기 부문 수주잔고만 1조9000억원에 달했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AI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가 실적과 수주잔고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AI 데이터센터 한 곳이 중형 발전소에 맞먹는 전력을 소비하면서 변압기, 차단기, 배전반 등 핵심 전력기기의 공급은 사실상 '풀가동' 상태로 전환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미국 전력 소비량이 4조1860억kWh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4조2840억kWh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재생에너지·HVDC(초고압직류송전)가 맞물리면서 전력기기 산업이 구조적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며 "수주 증가세가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