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 연체율 15년 만에 최고 … 시중은행도 8년 반 만에 '경고등'수출입기업 외화대출 상환 부담 폭증, ‘만기 연장’ 급증세한계기업 17%·좀비기업 확산 … 경제 효율성 붕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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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460원을 돌파하며 1500원선을 위협하는 가운데, 수출입 중소기업들의 자금줄이 빠르게 말라붙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에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외화대출 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중소기업 연체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경제의 허리’인 중소기업 부문의 신용 리스크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한국 경제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기업은행 연체율 1% 돌파…시중은행도 '경고등'IBK기업은행의 3분기 대출 연체율은 1.00%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1.02%) 이후 15년 만의 최고치다. 기업대출만 놓고 보면 1.03%에 달한다. 기업은행은 전체 대출의 90% 이상이 중소기업으로 구성돼 있어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시중은행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평균 연체율은 0.53%로, 2017년 1분기(0.59%) 이후 8년 반 만의 최고 수준이다.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0.54%, 하나은행 0.56%, 우리은행 0.56%로 일제히 상승했다. 금융권 전반이 '안심 구간'을 벗어나며 자산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고금리와 내수 침체로 자금 순환이 막힌 상태에서 환율 급등이 겹치며 현금흐름이 완전히 얼어붙었다"며 "한계기업이 빠르게 늘어나면 금융권 전반의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화대출 만기연장 러시…'폭탄 돌리기'로 버티는 기업들환율 급등은 수출입기업의 외화대출 상환 부담을 직격했다.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달러 부채를 상환할 때마다 원화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수입기업은 원자재 결제액이 늘면서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고, 수출기업도 환차손과 금리 부담에 허덕이는 상황이다.기업은행은 외화대출 상환 부담을 덜기 위해 '기간연장 특례제도'를 내년까지 확대 운영한다. 원금 상환 없이 최대 1년 연장이 가능하며, 수입신용장 담보금 적립도 면제한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만기 연장은 단기 연명책이자 '폭탄 돌리기'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환율이 1500원대에 진입하면 수출입 중소기업의 상환 여력은 사실상 소진될 것이라는 점에서다.이에 기업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1조 1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NPL)을 매각했고, 연말까지 총 1조 7000억원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러나 부실채권 매각 역시 일시적인 지표 방어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부실채권 매각으로 연체율 수치를 낮출 수는 있지만, 기업의 상환 능력이 회복되지 않으면 부실은 다시 쌓이기 때문이다.◆ 한계기업 17% 돌파 … "생산적 금융으로 자금 재배치 시급"한국은행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기업 중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은 17.1%로,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중소기업만 보면 18%로 전체 평균을 웃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기업이 다섯 곳 중 한 곳꼴이라는 의미다. 이런 한계기업 상당수는 생산성이 정상기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좀비기업'으로, 은행 대출에 의존해 연명하고 있다.전문가들은 고금리·고환율·저성장이 맞물린 현 상황에서 단순 유동성 지원만으로는 부실의 악순환을 끊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외화대출 만기연장과 부실채권 매각은 잠시 시간을 벌어주는 '진통제'에 불과하다는 것. 담보와 과거 실적 중심의 대출 관행에서 벗어나, 기술력·미래가치 중심의 생산적 금융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경제학계 한 교수는 "폭탄은 돌고 있고, 결국 터질 시점을 늦추고 있을 뿐"아라며 "부실기업 정리와 혁신기업 지원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