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해소 후 대형 M&A 재가동 기대투자·사업 재편 위한 사전 정비 작업 본격화AI·바이오 경쟁 속 글로벌 빅딜 가능성 부상
-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뉴데일리DB
삼성전자가 사업지원 조직에 인수합병(M&A) 전담팀을 신설하며 글로벌 M&A 전략을 다시 가동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규모 M&A를 재개하기 위한 사전 정비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M&A 전담팀 신설…투자·사업 재편 체계 재정비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사업지원TF를 상설 조직인 ‘사업지원실’로 격상하고 전략팀·경영진단팀·피플팀 외에 M&A팀을 신설했다. 그동안 TF 단위로 수행되던 M&A 기능을 독립 조직으로 분리해 그룹 차원의 투자·사업 재편 기능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M&A팀은 안중현 삼성전자 사장이 이끈다. 안 사장은 1986년 입사 후 미래전략실과 사업지원TF에서 주요 글로벌 M&A의 실무를 맡아온 인물이다. 특히 2016년 약 8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전장업체 하만(Harman) 인수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 이 거래는 삼성 역대 최대 규모의 M&A였으며, 전장·소프트웨어 중심의 미래차 전략 출발점으로 평가된다.이번 M&A팀에는 금융·기획·기술 기반을 모두 갖춘 인력이 배치됐다. 임병일 부사장은 크레디트스위스(CS), UBS 한국지점, 삼성증권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로 2022년부터 사업지원TF에서 M&A 총괄을 맡아왔다. 삼성디스플레이 기획팀 출신의 최권영 부사장은 올해 사업지원TF 이동을 거쳐 신설 조직에 합류했다. 노스웨스턴대 전기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의 구자천 상무도 베인앤컴퍼니와 시스템LSI사업부에서 전략 업무를 수행한 뒤 2022년 사업지원TF로 옮긴 이력이 있다.◇이재용 리스크 해소…글로벌 빅딜 재가동 ‘사전 준비’재계에서는 이번 전담팀 신설을 단순 조직 조정이 아닌 그룹 투자 체계 전면 재정비로 보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재용 회장이 올해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면서 내년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이 커졌고, 이에 앞서 중장기 투자·M&A 의사결정 체계를 사전에 구축하려는 조치라는 평가다. 대형 인수 결정을 내릴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점은 그간 삼성의 글로벌 빅딜의 공백 요인으로 꾸준히 지적돼 왔다.삼성의 굵직한 글로벌 인수는 하만 이후 사실상 멈춰섰다. 최근 사례 중 가장 큰 거래는 올해 7월 인수한 독일 냉난방공조(HVAC) 업체 플랙트이지만, 규모는 약 17억달러에 불과하다. 하만과 비교하면 4분의 1수준이다.업계에서는 삼성이 전략적 소규모 인수에서 벗어나 다시 대형 M&A를 검토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만 이후 중단됐던 대규모 글로벌 인수 전략을 단계적으로 복원하는 과정이라는 해석이다.실제 삼성은 올해 들어 M&A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5월 미국 의료기기기업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 부문 인수에 이어 독일 플랙트, 7월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젤스, 10월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 인수 등을 연달아 추진했다. 올해 초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고, 로보틱스 알고리즘 기업 피지컬인텔리전스, 로봇 스타트업 스킬드AI에도 지분 투자도 진행했다. 인공지능(AI)·로봇·바이오·전장 등 미래 사업군 강화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이 명확하게 드러난다는 평가다.최근 AI, 바이오, 전장 등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면서 삼성도 기술 확보와 시장 진입 속도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업계 관계자는 “사업지원실 내 M&A팀 신설은 그보다 한 단계 상위의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한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수준의 대규모 거래를 검토할 때 필요한 사전 준비 과정이 본격화된 셈”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