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젠, AI 에이전트 선봬… 지능형 마케팅 플랫폼으로 확장"사람의 판단과 경험을 반영해야 하는 부분까지도 자동화""대형 금융사에 구축하기로… 실 사용례 글로벌로도 드물어"
  • ▲ 전배문 오브젠 대표. ⓒ정상윤 기자
    ▲ 전배문 오브젠 대표. ⓒ정상윤 기자
    IT·디자이너 등 타 부서의 도움 없이 인공지능(AI)과 대화해 마케팅 퍼널을 구상하는 AI 에이전트 시대, 오브젠이 실전 모드에 돌입했다.

    브랜드브리프는 AI 에이전트 출시를 알린 오브젠의 전배문 대표를 만나 자사 솔루션의 강점과 마케팅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전배문 오브젠 대표는 이번 AI 에이전트 출시에 대해 "단순히 AI를 얹은 솔루션이 아니라 AI가 스스로 학습하고 실행하는 지능형 마케팅 플랫폼으로 진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브젠 AI 에이전트는 마케터가 자연어로 질문하고 즉시 데이터나 캠페인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오브젠의 기존 주력 상품이었던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에 AI가 합쳐진 것이다. 이전에는 필터 조건을 직접 하나씩 선택해야 했다면, 이제는 AI 에이전트가 자동으로 분석하고 요약 인사이트까지 제공한다. 

    전 대표는 "누구나 대화하듯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자연어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마케터는 IT, 디자이너 등 타 부서의 도움 없이 독자적이고 끊김 없는 업무 플로우 구현이 가능하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업무 속도 향상 등의 혁신을 꾀할 수 있다"며 "오브젠 AI 에이전트는 마케터의 두 번째 두뇌가 되는 지능형 동료로써, 사람의 판단과 경험을 반영해야 하는 부분까지도 자동화해 마케터가 전략과 크리에이티브에 집중하도록 돕는다"고 덧붙였다.
  • ▲ 대화를 통해 시나리오를 분석하는 오브젠 AI 에이전트 예시 화면. ⓒ오브젠
    ▲ 대화를 통해 시나리오를 분석하는 오브젠 AI 에이전트 예시 화면. ⓒ오브젠
    가령 '장기 카드 대출 5단계로 시나리오 만들어줘'라고 질의하면, 실제 업무 로그를 기반으로 단계를 구성한다. 에이전트는 '3→4단계에서 이탈이 많다'는 인사이트를 확인해 '여기 고객들을 심층 분석해볼까?' 혹은 '유입 사이트별로 나눠 볼까?' 같은 추가 액션도 추천해 준다. 이탈 고객에게 팝업이나 푸시 메시지를 띄우는 플로우를 손쉽게 생성할 수 있다. 기획 영역에 있어서도 과거 캠페인이나 타사 사례를 기반으로 캠페인 목표, 대상 고객군, 혜택, 채널 등을 초안으로 제안하고, 보고서도 포맷에 맞게 생성해 내부 결재까지 지원한다. 

    오브젠에 따르면 자산규모 수십조에 이르는 국내 대형 금융사에 오브젠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조만간 구축에 착수한다. 

    전배문 대표는 "이미 2022년 오브젠은 금융권에 AI 마케팅 시스템(AIMS)을 구축해 캠페인 평균 반응률을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시켰고, 캠페인 건당 약 10단계의 업무를 거쳐 실행까지 5영업일이 필요했던 것을 약 5단계, 평균 3영업일로 단축시켰다"며 "보다 진보한 AI 에이전트는 데이터 분석-세그먼트 추출-콘텐츠 생성-발송까지 단 수 분 내에 완료할 수 있다. 고객사가 보유한 데이터와 마케팅 실행 결과들이 축적된다면 캠페인 회전 속도가 빨라지고, 실험과 학습이 반복되는 자동 피드백 루프 구조가 더욱 정교하고 효과적인 결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국내외를 통틀어 (AI 에이전트가) 아이디어 수준이나, 프로토타입 정도로는 있지만, 실제 AI가 프로세스까지 추천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 기능의 깊이와 폭에 있어서 세계적으로도 거의 유일한 제품"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그 자신감의 근거를 "오브젠의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완성한 개발 프레임워크에 이미 AI가 내장돼 있어 고객에 맞게 바로 적용될 수 있다"며 "금융, 유통, 통신 등 산업별 경험이 풍부해 도메인에 특화된 AI 시나리오를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밝혔다.

    프레임워크는 AI 모델 개발을 간소화하고 가속화해 조직이 AI 기반 솔루션을 효율적으로 배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를 말한다. 맞춤형 AI 솔루션과 맞춤형 AI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 위한 체계적인 기반 역할을 한다.
  • ▲ 전배문 오브젠 대표. ⓒ정상윤 기자
    ▲ 전배문 오브젠 대표. ⓒ정상윤 기자
    오브젠은 그간 금융과 유통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AI 에이전트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필수 AI 인프라로 발전시킨다는 포부다.

    전배문 대표는 "기존 주력 비즈니스 영역인 AI 마케팅 분야에서 AX(AI Experience) 영역으로 확장해 서비스, 상담, 제품 추천 등 고객 여정 전 과정에서 AI가 경험을 설계하고 개선하는 플랫폼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오브젠 제품의 다양한 기능들을 대형 고객사에서 중소 고객으로 확대 제공하고,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 해외 진출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AI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이때, 마케터, 혹은 인간은 어떤 일을 해야할까? 이 물음에 전 대표는 '모라벡의 역설'을 언급했다. 지각·운동 능력은 수백만 년 진화의 결과로, 시각·운동·직관적 판단 등 인간의 뇌에서 생존과 직결되는 영역은 매우 복잡하게 발달해 있어 알고리즘으로 흉내내기 어렵다는 통찰이다.

    그는 "AI는 반복적이고 정량적인 일을 대신하지만, 브랜드의 감정과 스토리를 설계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며 "결국은 고객을 이해하는 철학, 고객이 우리 회사를 더 좋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뭔지 고민하는 것은 사람이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전배문 대표는 "오브젠 AI 에이전트를 통해 신입은 숙련된 마케터처럼 일할 수 있고, 기존 마케터에겐 일 잘하는 든든한 후배, 동료가 생긴 것과 같다"며 "오브젠은 AI가 마케터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마케터는 그 AI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공진화(Co-evolution)' 구조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AI가 캠페인을 자동으로 실행하면서 앞으로 마케터는 고객 경험 전반을 설계하고 AI와 협업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또는 '고객경험 디자이너'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며 "오브젠 AI 에이전트는 단순히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을 넘어 마케팅의 새로운 직무 생태계를 제시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