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개포동 2억씩 오르기도 은행권 주담대 속속 틀어막아대형 오피스텔 가격 상승 전이
  • ▲ 서울 아파트 전경. ⓒ서성진 기자
    ▲ 서울 아파트 전경. ⓒ서성진 기자
    전세 매물 부족과 규제 중첩이 겹치면서 서울 전세시장이 한 달 새 2% 넘게 뛰는 등 전세난이 빠르게 심화하고 있다.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의 전셋값은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의 두 배 수준으로 뛰었고, 신고가 계약도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연말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과 대환대출, 전세대출까지 잇따라 조이면서 자금 조달 환경은 더 빡빡해진 상황이다.


    ◆ 주담대 꽉 조이니… 전세값 '껑충'

    23일 부동산 중개·분석업체 집토스에 따르면 10·15 대책 이후 규제지역으로 새로 편입된 서울 21개 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한 달간 평균 2.8% 올랐다. 경기도 12개 시·구 역시 2.0% 상승했다. 집값 규제를 피한 전세 시장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전세 매물 자체가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전세 계약 신고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종로구 숭인동의 롯데캐슬천지인 전용면적 111.73㎡는 지난달 24일 7억7250만원(3층)에 전세계약이 이뤄지며 해당면적 신고가를 새로 썼다. 

    또 지난 7일에는 서울 양천구 목동 부영3차 전용 95.99㎡가 12억원(18층)에 거래되며 5개월 만에 동일면적에서 전세금이 2억이나 뛰었다. 

    시장에서는 전세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한 가격 불안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0·15 대책 시행 이전부터 규제지역·토허구역이던 강남3구와 용산구도 한 달간 전셋값이 2.7% 상승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102.5776㎡ 는 지난달 26일에 20억원(11층)에 전세계약이 체결돼 불과 석 달 전 최고가보다 2억5000만원이나 올랐다. 규제로 인해 갭투자가 차단되면서 신규 전세 매물이 급감했고, 이 과정에서 전세 매물이 급감해 전세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 시중은행, 연말 대출 빗장 걸어 잠궜다

    전세난이 본격화되는 와중에 시중은행들은 연말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앞세워 대출 창구를 잇따라 닫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2일부터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신규 접수를 비대면에서 중단했고, 24일부터는 영업점에서도 신청을 막았다. 타행대환 대출 역시 주택담보·전세자금·신용대출 모두 신규 접수가 동시에 중단됐다.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까지 판매를 멈추며 사실상 연말 대출 문을 걸어 잠근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이미 지난달 대출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 접수를 중단하고, 이달 초부터는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제한하는 등 단계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여 왔다. 

    하나은행 역시 이달 25일부터 연말까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규 접수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대출모집인 채널을 중단한 상태다. 실수요자들은 전세금 상승과 대출 제한이 동시에 맞물리며 새로운 자금 조달 방식이 사실상 막히는 셈이다.

    반면 아파트 규제를 피해 수요가 몰린 오피스텔 시장에서는 풍선효과가 감지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전용 85㎡를 초과하는 대형 면적의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한달 새 0.44% 올랐다. 아파트와 내부 구조가 비슷한 대형 오피스텔에 실수요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기간 40㎡ 이하는 0.06%, 40㎡ 초과∼60㎡ 이하가 0.09%, 60㎡ 초과∼85㎡ 이하는 0.20%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대형 면적 위주로 상승세가 집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