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디 올-뉴 일렉트릭 CLA·GLC 출시전기차 전용 아키텍처 MB.EA 최초 적용1만대 육박 전기차 판매량 올해 1618대 그쳐신차로 급성장 한국 전기차 시장서 반등 기대
  • ▲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CEO가 11월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전기차를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디 올-뉴 일렉트릭 CLA, 디 올-뉴 일렉트릭 GLC.ⓒ벤츠코리아
    ▲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CEO가 11월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전기차를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디 올-뉴 일렉트릭 CLA, 디 올-뉴 일렉트릭 GLC.ⓒ벤츠코리아
    벤츠코리아가 내년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신차를 출시하며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 강화에 나선다. 지난해 인천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전기차 판매 비중을 조절해왔던 벤츠는 내년을 전기차 판매의 원년으로 삼고, 게임 체인저가 될 신차를 내세워 반등의 기회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한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단 판단에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2026년 '디 올-뉴 일렉트릭 CLA'과 '디 올-뉴 일렉트릭 GLC' 출시를 예고했다. 이들 차종은 올해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최초 공개된 이후 유럽에서 먼저 출시됐다.

    시작 가격은 '올-뉴 GLC'가 약 7만 유로 (한화 약 1억 원), '디 올-뉴 CLA'는 약 5만 유로(한화 약 9470만원)으로 책정됐다. '디 올-뉴 일렉트릭 GLC'는 벤츠의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 MB.EA를 최초로 적용한 모델이다. '디 올-뉴 CLA'는 벤츠의 자체 개발 운영체제인 MB.OS를 최초로 탑재했고, 순수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로 선보인다.

    벤츠는 이번 신차 출시를 통해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벤츠는 2019년 10월 첫 번째 순수 전기차 'EQC'를 시작으로 한국 전기차 시장에 진출했다. 전기차 판매는 2021년 608대를 시작으로 2022년 5006대, 2023년 9184대로 급증했다. 하지만 화재 사고 이후 2024년 4506대로 꺾였다. 올해 1~10월까지 전기차 판매대수는 1618대에 그친다.

    벤츠 측은 지난해 8월 인천 청라 화재 사고 이후 한국 내 전기차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보수적인 물량 발주 정책을 펼쳐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한국 전기차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03년 가솔린이 97.8%를 차지하던 수입 승용차 시장에서 올해 하이브리드(57.5%)와 전기차(27.8%)가 전체 신규 등록 차량의 85.3%를 차지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수입 승용차 시장이 완전히 재편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10월 전기차 판매 대수는 6922대로, 지난해 같은 달 3159대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가솔린과 디젤 차량은 전년 대비 각각 47.1%, 79.2% 급감했다.

    벤츠는 커지는 전기차 수요를 적극적으로 잡기 위해 나선다. 전통적으로 탄탄한 내연기관 수요층을 보유한 벤츠는 이 강점을 바탕으로 브랜드의 디자인 헤리티지를 전기차에 적용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수요 확장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벤츠는 2027년까지 전기차, 하이브리드, 전동화 기반 내연기관 등 40여종 신차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도 순수전기차 출시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벤츠가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다시 자리잡기 위한 핵심은 배터리다. 화재가 발생한 벤츠 차종에는 중국 파라시스 에너지사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탑재됐다.

    이번 신차 전기차는 LF(리튬·인산·철)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발화 가능성 및 화재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국내에선 전기차 포비아는 옅어졌다. 테슬라와 BYD(비야디)의 선전이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이를 증명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올해 10월까지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은 4만 7962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만 4880대)보다 92.8% 늘었다. 중국 배터리에 대한 우려도 사그라든 모습이다. 자체 생산 배터리를 탑재한 BYD는 국내에서 1~10월 누적 판매량은 3781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벤츠 전기차 보다 2163대 더 팔린 성적표다.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은 지난 14일 신차 공개를 위해 방한해 인천에서 열린 '미래 전략 컨퍼런스'에서 배터리 품질과 관련 "LG에너지솔루션, CATL 등 글로벌 파트너에 동일한 품질 기준을 적용한다"며 벤츠의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강조했다.

    내년에도 전기차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지급 규모를 올해 7800억원에서 내년 9360억원으로 20% 확대한다. 국내 자동차 산업을 내연차 중심에서 전기차·수소차 등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