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회복에도 환율·부동산 불안 … 기준금리 유지가 적절"금통위원 중 절반 "인하 가능성도 열어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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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한은 총재ⓒ뉴데일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성장률 전망을 상향하면서도 기준금리는 동결하고,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모두 열어두는 ‘신중 모드’를 강조했다.특히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논의 대상도 아니고 그럴 단계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본인이 사용한 ‘방향 전환(even the change of direction)’ 발언이 시장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시그널로 과도하게 해석돼 채권시장을 흔들었던 상황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이 총재는 27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무역 협상 타결과 미중 무역 갈등 완화,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한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예상을 상회하고 있다”며 “내수와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개선되면서 내년에는 잠재 수준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2.50%)에서 동결했다. 이 총재는 “성장은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환율과 부동산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만큼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이번 결정에서는 금통위원 6명 가운데 5명이 동결, 1명이 인하 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동결을 지지한 금통위원들은 성장이 회복세로 접어든 가운데 환율과 부동산 등 금융안정 우려가 남아 있어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며 “반면 한 위원은 성장과 물가 경로가 상향 조정됐지만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민간 실질 부문의 회복 속도가 더딘 만큼, 이른 시점에 금리를 인하하고 그 영향을 지켜보며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향후 3개월 기준금리 전망과 관련해서는 금통위원들의 시각이 정확히 둘로 나뉘었다.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6명의 위원 중 세 분은 3개월 후에도 현재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고, 나머지 세 분은 현재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동결 쪽은 환율 변동성 확대와 물가 우려를,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쪽은 성장 경로의 상하방 위험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각각 감안한 것으로 설명했다.이 총재는 다만 기준금리 인상은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에 현 시점과 3개월 뒤 금리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두고 논의를 제기한 위원은 없었다”며 “현 시점은 금리 인상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최근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금통위원들의 시각을 전했다. 이 총재는 “세 분은 금리 인하가 종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세 분은 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며 “그 점이 현재 금통위원들의 시각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이 총재는 “성장률 전망이 상향 조정됐지만 성장 경로에는 여전히 상하방 위험이 잠재해 있고, 부동산 시장의 높은 가격 상승, 환율 변동성 확대 등 금융안정 리스크와 다소 높아진 물가를 감안할 때 당분간 기준금리 추가 인하와 동결 가능성을 모두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향후 추가 인하 여부와 시기는 앞으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토대로 성장과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