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전원회의서 "정부 부역 인사 위원장 선출" 반발하며 기싸움권 위원장 "공정·중립" 약속에도 노동계 반발, 초반부터 파행'도급제 노동자' 사상 첫 논의 … 경영계 "동결도 부담된다"
  • ▲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첫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인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권순원 위원장 선출에 반대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첫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인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권순원 위원장 선출에 반대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7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첫발을 뗐지만, 신임 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노정 갈등으로 시작부터 거센 파행을 겪었다. 

    첫 회의부터 노동계가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혁을 주도해온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위원장 선임에 강력히 반발하며 집단 퇴장한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논의 테이블에 오르는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적용' 등 해묵은 난제들이 겹치며 향후 심의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한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최임위는 2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에 착수했다. 위원회는 이날 사임한 이인재 전 위원장의 후임으로 공익위원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제13대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부위원장에는 임동희 최임위 상임위원이 선임됐다.

    권 신임 위원장은 노동경제학 분야 전문가로 노동시장 구조와 임금체계 개편 등을 연구해온 인물이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근로 시간 개편을 주도한 노동부 자문기구 '미래노동시장연구회' 좌장을 맡는 등 정부의 노동 개혁 기조를 뒷받침해왔다.

    회의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비롯한 근로자위원들이 권 위원장의 선출에 강력히 반발하며 모두발언 직후 회의장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 부위원장은 "권 위원은 주 69시간 노동 논의에 관여하며 장시간 노동을 정당화했고, 과거 공익위원 간사 시절 독단적 운영으로 공정성을 훼손했다"며 "사회적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해당 인사를 위원장으로 선출한 회의에 함께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권 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최저임금 결정은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 안정은 물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지불능력, 경제 전반의 지속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중대한 책무"라며 "공정과 중립의 원칙을 지켜 신뢰받는 논의의 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심의의 최대 화두는 사상 처음으로 공식 논의되는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여부'다. 배달 라이더, 웹툰 작가 등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까지 최저임금 안전망을 넓힐지가 핵심이다.

    노동계는 최근 물가 상승을 근거로 대폭 인상과 사각지대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플랫폼·프리랜서 등 사각지대 노동자들에게도 최소한의 안전망이 작동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용자 측은 강경한 '방어' 태세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대내외 여건 악화로 최저임금 동결조차 현장에는 큰 부담"이라며 엄중한 현실 반영을 요구했다. 양옥석 중기중앙회 본부장 역시 "자영업자 폐업이 100만 명을 넘어서는 위기 상황"이라며 업종별 구분 적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앞으로 최임위는 △최저임금 결정 단위 △업종별 구분 여부 △도급제 노동자 적용 여부 △최종 최저임금 수준 등을 순차적으로 심의할 예정이다.

    법정 심의 시한은 6월 말까지다. 하지만 신임 위원장에 대한 노동계의 비토와 도급제 적용 등 예민한 신규 쟁점이 산적해 있어, 예년과 마찬가지로 7월 초까지 극한 대치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