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전자 3사, 선택적 변화와 연속성 병행수익성 난제 속 기술 경영 강화 기조 부각신흥국·B2B 신사업 공략 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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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올해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전자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조직 체질을 다시 다지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며 기술 중심 리더십으로 방향을 틀었고,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는 기존 체제를 유지하며 안정 속 변화를 택했다.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세 계열사는 수익성 방어와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라는 공통 과제를 안았다.28일 LG그룹은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확정했다. 계열사 전반에서 리더십 세대교체를 단행한 가운데, 전자 계열사는 변화와 연속성을 병행하는 '선택적 인사' 기조가 두드러졌다.LG전자는 류재철 HS사업본부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지난 4년간 회사를 이끈 조주완 사장이 용퇴한 자리를 기술 기반 리더십으로 메운 셈이다. 1989년 금성사 가전연구소에서 출발한 류 사장은 연구개발 경력이 재직 기간의 절반을 넘는 대표적인 기술형 CEO다.LG전자는 전장(VS)·냉난방공조(ES) 등 B2B 미래 사업부문장을 모두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기술·신사업 축을 강화했다. 그룹 내에서도 이번 인사는 '본원 경쟁력 강화와 미래 포트폴리오 확장 의지를 동시에 드러낸 조치'로 평가된다.다만 LG전자는 TV·가전 등 전통 주력의 수익성 둔화가 뚜렷해, 신임 CEO의 첫 해 과제 역시 만만치 않다. 글로벌 원가 부담과 수요 부진이 겹친 만큼 재정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반면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기존 최고경영자 체제를 유지했다. OLED 중심 체질개선으로 4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을 확정한 LG디스플레이의 정철동 사장은 유임됐다. LCD 축소·OLED 집중 전략을 진두지휘해온 만큼 조직 안정화와 기술 전환 마무리에 무게를 둔 결정이다.LG이노텍도 문혁수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현 체제를 유지했다. 반도체 패키징, 차량용 모듈, 자율주행 센싱, FC-BGA 등 미래 부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성과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수익성 변동성이 큰 산업 구조에 놓여 있어, 체질개선 이후 실질적 이익 회복이 공통 과제로 지목된다.이번 인사에서는 그룹 전체로도 기술·신성장 기반의 인사 기조가 선명해졌다. LG CNS와 LG AI연구원을 비롯해 AI·클라우드·소재 등 R&D 핵심 분야에서 대거 승진자가 배출됐다. 올해 승진자 98명 중 'ABC(AI·Bio·Cleantech)' 분야 인재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임원 조직을 꾸준히 슬림화하면서도 기술 리더십을 전면에 배치하는 기조는 구광모 회장의 경영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구도 속에서 기술 경쟁력이 장기 성장을 좌우한다는 판단이다.전자 계열사 3곳은 모두 수익성 방어라는 공통 과제에 직면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구조 전환을 마무리했지만 시장 변동성이 여전히 크고, LG전자와 LG이노텍도 최근 수년 사이 연간 영업이익이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이다.글로벌 경기 둔화와 비용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LG는 인도 등 신흥 시장 공략과 전장·클라우드·반도체 패키징 등 B2B 사업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변화하는 경영환경 속에서도 기술 중심 리더십과 안정적 조직 운영을 동시에 꾀하려는 전략이 뚜렷해졌다.LG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1조8751억원, 영업이익 688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새 영업이익은 8.4%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상황이 마찬가지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 6조9570억원, 영업이익 4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겨우 성공했다.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수익성과 미래 사업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라며 "대내외적으로 기술 중심의 변화가 요구되는 가운데 LG의 과감한 결단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