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암 발생자 28만명대 … 고령화에 따라 연간 30만명대 전망암환자 생존율 25%p↑·사망률 40%↓ …"세계 최고 수준"늘어나는 생존자 … 의료 넘어 사회·제도적 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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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도중 암연구동향보고서 발간위원장이 18일 서울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암연구동향보고서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조희연 기자
국내 사망 원인 1위인 암 발병자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연간 28만명 수준의 암 발생자 수가 고령화 추세에 따라 향후 최대 30만명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다만 치료 성과 개선으로 암환자 생존율은 크게 높아졌고,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20여년간 꾸준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암을 단순 의료 영역을 넘어 사회·제도적 정책이 필요한 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대한암학회는 1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대한암학회 암연구동향보고서 2025' 발간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암 발생·사망 현황과 연구 환경 변화를 공개했다.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암 발생자 수는 2022년 기준 28만2047명으로, 2000년(17만8918명) 대비 크게 증가했다. 암을 진단받았거나 치료 후 생존 중인 암 유병자 수는 258만8079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5%에 달했으며,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14.5%가 암 유병자에 해당한다.치료 성과는 뚜렷한 개선을 보였다.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2000년 46.5%에서 2018년 71.7%로 25.2%p 상승했다. 남성은 27.3%p, 여성은 21.1%p 각각 개선됐다. 암 사망률 역시 2001년 인구 10만 명당 246.2명에서 2023년 147.6명으로 약 40% 감소했다.대한암학회는 국가암검진사업의 정착과 정부 투자, 임상·기초 연구진의 축적된 성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위암·대장암·유방암 등 주요 암종에서는 발생 대비 사망 비율과 생존율이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확인됐다. 다만 연간 암 사망자 수는 약 8만5000명에 달해 여전히 국내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어 관리·연구의 중요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학회는 특히 암 생존자 증가에 주목했다. 조기 진단과 치료 성과 향상으로 암을 '경험한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치료 이후의 삶의 질 관리·지역사회 복귀·장기 합병증 관리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암 생존자 지원은 단순 의료 서비스가 아니라 복지·고용·교육 등과 연계된 국가적 정책 영역이라는 설명이다.보고서는 지역 간 암 검진 수검률과 임상시험 접근성 격차,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 비중의 한계, 수도권 집중형 연구 인프라 등을 대표적인 미충족 수요로 지목했다. 실제 암 임상시험과 정부 연구 투자의 상당 부분이 서울·수도권에 집중돼 지역 간 의료 접근성 차이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연구 환경의 변화도 주요 이슈로 제시됐다. 중국은 암 신약 개발과 임상시험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AI)은 진단·병리·신약 개발 전반에 본격 도입되고 있다.대한암학회는 이번 보고서가 정책 입안자와 연구자 모두에게 통합적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암 통계, 기초·임상 연구, 치료 기술, 시장 동향, 소아·청소년 암을 망라해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박도중 대한암학회 암연구동향보고서 발간위원장은 "암은 더 이상 환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다수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사회적 질환"이라며 "지금까지의 성과를 유지하고 확대하려면 정부와 학계, 사회 전반의 지속적인 투자와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