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영풍·MBK 측 가처분 기각미 제련소 건설 투자 차질 해소최윤범 회장 측 우호 지분 45.53% 확보고려아연 "미래 성장 프로젝트 차질 없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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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아연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와 추진 중인 전략광물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에 청신호가 켜졌다. 고려아연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어온 영풍·MBK파트너스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다. 고려아연 측은 이 같은 결과에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하다"며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24일 영풍·MBK가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양측에 결정문을 송달했다.법원은 양측 주장을 신중히 검토한 끝에 고려아연 측의 이번 제3자 배정 유증이경영권 방어 목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상법 418조 2항에서는 제3주 배정 유증과 관련해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원이 제3자 배정 유증 필요성을 인정하며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이에 따라 고려아연이 추진해온 미국 전략광물 제련소 건설과 관련한 투자 구조는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면서 "고려아연의 미래 성장을 견인할 크루셔블 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진행하고성공적으로 이끌어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핵심광물 공급망의 중추 기업으로서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대한민국의 경제 안보에도 이바지 할 수 있도록 고려아연 전 임직원이 똘똘 뭉쳐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고려아연은 지난 1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약 74억 달러(11조원)를 투입해 제련소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의 제동이 무산되면서 계획대로 미국 제련소 건설은 2026년 부지 조성을 시작으로 2029년부터 단계적 가동과 상업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해당 시설은 연간 약 110만t의 원료를 처리해 54만t 규모의 최종 제품들을 생산할 계획이다.생산 품목은 총 13개 제품으로 아연·연·동 등 산업용 기초금속을 비롯해 금·은 등 귀금속, 그리고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카드뮴, 팔라듐, 갈륨, 게르마늄 등 핵심 전략광물이 포함된다. 이와 함께 반도체 황산도 생산된다.투자 방식은 미국 정부 및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구조다. JV의 최대주주는 미국 전쟁부(옛 국방부)로, 지분 40.1%를 보유한다. 고려아연은 이 JV에 고려아연 지분 10%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넘기기로 했다.이 과정에서 영풍·MBK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고려아연이 자금 조달 대신 제3자 배정 유증을 택한 것은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백기사’를 들이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JV가 고려아연 지분 10%를 보유하게 되면, 해당 지분이 현 경영진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앞서 고려아연은 이사회 장악에는 성공했지만, 지분율에서는 영풍·MBK에 뒤처져 장기적으로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내년 3월 정기 주총을 앞두고 일부 이사들의 임기 만료까지 겹치면서 지배구조 불안이 부각돼 왔다.그러나 이번 가처분이 기각되면서 고려아연이 예정대로 오는 26일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할 예정이다. 200만8716주를 신주로 발행하면, 의결권 기준 MBK·영풍 측 지분은 43.42%로 낮아진다. 반면 최 회장 측 지분은 18.76%로 상승한다.여기에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한화(8.15%), 신설 JV(11.21%), LG화학(1.99%), 국민연금(5.08%)을 합하면 총 45.53%로, MBK·영풍 측 지분을 웃돌게 된다. 내년 3월 주총을 앞두고 경영권 판세가 사실상 뒤집힌 셈이다.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11명, MBK·영풍 측 4명으로 구성돼 있다. MBK·영풍은 다가 오는 주총을 통해 이사회 추가 진입을 노려왔지만, 불리한 구도에 놓이게 됐다.유상증자가 실행되면 지분 구조 변화는 되돌리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한층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특히 미국 정부가 직접 투자에 참여하는 구조가 확정될 경우, 고려아연이 미국의 전략·안보 자산으로 분류돼 영풍·MBK 측이 추진 중인 인수합병(M&A) 시도가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이에 대해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절차를 통해 제기되었던 기존 주주의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 투자 계약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 그리고 고려아연이 중장기적으로 부담하게 될 재무적·경영적 위험 요소들이 충분히 해소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이어 "앞으로도 고려아연의 경영이 특정 개인이나 단기적 이해가 아닌, 전체 주주 가치 극대화를 중심으로 이뤄지도록 모든 제도적·법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