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표기업 매출 14% 급증부채비율도 3국 중 가장 낮아 철강·정유는 마이너스 성장 등 부진
  • ▲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 실물이 전시돼있다.ⓒ연합뉴스
    ▲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 실물이 전시돼있다.ⓒ연합뉴스
    올해 한국의 업종별 대표 기업들이 방산과 반도체를 앞세워 미국과 일본을 압도하는 '성장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 기업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미국의 1.8배, 일본의 10배에 달하며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독보적인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28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한·미·일 업종별 대표기업 경영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한·미·일 주요 업종 대표기업의 경영 성과를 비교한 결과 성장성과 안정성은 한국 기업이, 수익성은 미국 기업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 주요 업종 대표기업 14곳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14.0%로 미국(7.8%)의 약 1.8배, 일본(1.4%)의 10배 수준에 달했다. 반면 영업이익률 평균은 미국이 17.9%로 가장 높았고, 한국 14.7%, 일본 5.5%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익성 격차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분석 기간 내내 유지됐다. 재무 안정성을 가늠하는 부채비율은 한국이 86.8%로 가장 낮았고, 일본 146.7%, 미국 202.5% 순이었다.

    한국은 방산 매출액 증가율이 42.3%로 가장 높았고 반도체가 22.5%로 뒤를 이었다. 반면 철강은 매출액 증가율이 -3.4%로 감소했고 정유는 0.6%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제약·바이오 32.1%, 반도체 26.7%로 높았지만 정유 0.4%, 철강 2.2%로 낮았다.

    미국은 반도체 매출액 증가율이 31.5%로 높았고 인터넷서비스가 17.7%로 뒤를 이었다. 정유는 -5.8%로 감소했고 철강은 0.5%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률은 제약·바이오 38.0%, 인터넷서비스 36.9%로 높았지만 철강은 -0.2%로 적자였고 자동차는 3.2%로 낮았다.

    일본은 방산 10.5%, 자동차 3.1%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정유와 철강은 각각 -3.3%로 역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제약·바이오 13.9%, 방산 6.9%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정유 0.4%, 철강 0.6%는 낮은 수준이었다.
  • ▲ ⓒ한국경영자총협회
    ▲ ⓒ한국경영자총협회
    국가를 구분하지 않고 업종별로 묶어 보면 7개 업종 가운데 반도체의 매출액 증가율이 27.0%로 가장 높았고 방산 19.8%, 인터넷서비스 12.3%가 뒤를 이었다. 철강(-2.1%)과 정유(-2.9%)는 업종 기준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경총은 철강 대표기업의 매출이 3년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수익성에서도 업종 간 격차가 컸다. 영업이익률은 제약·바이오 28.0%, 반도체 26.1%, 인터넷서비스 25.0%, 방산 12.4%가 10%를 웃돌았다. 반면 자동차 5.6%, 정유 4.3%, 철강 0.9%는 한 자릿수에 그쳤다. 경총은 철강과 정유 대표기업의 영업이익률 하락세가 최근 3년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미국 관세 충격에도 불구하고 올해 우리 대표기업들이 반도체, 방산, 제약·바이오 중심으로 선전했지만 일부 업종의 어려움은 여전했다”며 “내년에는 미국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화되고 글로벌 경기 둔화로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세제 개선과 규제 완화 같은 정책 지원이 더욱 과감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