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가치 2.1% 증가 불구 노동 투입 4.8% 늘어제조업도 부진 … 공정 운영 효율·기술 활용 필요"인공지능·디지털 확산 통한 생산성 개선 있어야"
  • ▲ 전산업 노동생산성 증가율 추이. ⓒ한국생산성본부
    ▲ 전산업 노동생산성 증가율 추이. ⓒ한국생산성본부
    올해 3분기 우리나라 전(全) 산업의 노동생산성이 부가가치 성장에도 불구하고 근로일수가 증가하는 등 노동투입량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29일 한국생산성본부(KPC)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노동생산성 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산업 노동생산성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한 103.2(2020년=100)로 집계됐다.

    노동생산성지수는 근로자 1인이 일정 기간 산출하는 생산량 또는 부가가치를 가리키는 지표로 2020년을 기준점으로 환산한다. 노동생산성지수는 올해 3분기 이후 2개월 연속 둔화세를 기록했다.

    이번 지표는 부가가치와 노동 투입 노동투입량(총근로시간)이 모두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 투입 증가율이 더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경제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실제 효율성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3분기 전 산업 부가가치는 반도체 중심의 수출 증가와 민생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소비 회복 영향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반면 노동투입량은 4.8%나 늘어나며 부가가치 증가율을 웃돌았다.

    이는 근로자 수와 근로시간이 각각 2.4%씩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9월이었던 추석 연휴가 올해는 10월로 이동하면서 3분기 조업일수가 전년 대비 3일 증가한 점이 노동 투입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됐다.

    제조업 노동생산성지수는 119.2를 기록해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제조업 부가가치는 반도체를 필두로 해외시장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3.6% 성장했으나, 근로시간이 4.9% 늘어나는 등 노동투입량이 4.8% 증가하며 생산성을 끌어내렸다.

    생산성본부는 제조업의 생산성 감소가 노동 투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공정 운영 효율과 기술 활용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뒤따르지 못한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 증가, 내수 회복 효과 등에 힘입어 컴퓨터·전자·광학기기, 의복·모피 등의 노동생산성이 증가한 반면 코크스·석유정제품, 의료용물질·의약품, 기계·장비 등에선 생산성이 감소했다.

    서비스업의 경우 노동생산성 하락 폭이 더 컸다.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지수는 전년 대비 2.9% 감소한 104.7로 나타났다. 내수 회복세로 부가가치는 2.3% 증가했으나, 노동투입량이 5.4%나 폭증하며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운수·창고업(3.8%)과 도·소매업(0.1%)은 생산성이 소폭 개선된 반면, 전문·과학·기술(-6.1%), 교육서비스업(-5.5%), 숙박·음식업(-4.6%) 등은 생산성이 크게 감소했다.

    박성중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은 "3분기에는 부가가치 성장이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라며 "단기적인 소비 진작보다는, AI 전환·디지털 기술 확산과 공정 운영 효율 제고, 서비스업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성장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