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생산 쏠림에 스마트폰용 D램·낸드값 1년 새 2배 폭등‘온디바이스 AI’ 구현 위해 고용량 메모리 필수 샤오미·애플 등 가격 인상 … 삼성도 '동결 포기' 유력
  • ▲ '갤럭시 S25 시리즈 모델별 메인 색상 컨셉 이미지'.ⓒ삼성전자
    ▲ '갤럭시 S25 시리즈 모델별 메인 색상 컨셉 이미지'.ⓒ삼성전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메모리 공급난이 전자기기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의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 역시 가격 인상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공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S25 시리즈' 출시 당시 프리미엄 점유율 확대와 AI 경험 확산을 위해 수익성 하락을 감수하고 출고가를 전작과 동일하게 동결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핵심 부품값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으며 가격 정책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가격 폭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AI 서버용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생산 확대다. AI 데이터센터와 가속기 수요 급증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제조사들이 수익성이 월등히 높은 HBM 생산에 설비 역량을 집중하면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범용 D램 생산 라인이 상대적으로 축소됐다. 즉, AI 서버가 스마트폰용 반도체 자리를 밀어내며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모바일용 D램(LPDDR5) 가격은 작년 초 대비 4분기에 70% 이상 뛰었고, 스마트폰용 낸드 메모리는는 약 100% 인상되며 1년 만에 가격이 두 배 뛰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까지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이 추가로 40% 더 상승해, 제조 원가가 지금보다 8~10%가량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최신 스마트폰의 핵심인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매끄럽게 구동하려면 오히려 더 많은 고용량 메모리가 필요해, 가격 방어를 위해 메모리 사양을 낮추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 결과 스마트폰 제조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 10%대에서 최근 2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다. 

    이미 글로벌 시장은 가격 인상 릴레이가 시작됐다. 중국 샤오미는 작년 10월 출시한 '레드미 K90' 모델의 가격을 인상했으며 비보와 오포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애플의 차기 아이폰 18 역시 가격 인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맥쿼리의 다니엘 킴 연구원은 "공급 부족이 너무 심해서 제조사가 돈을 더 주겠다고 해도 메모리 물량 자체를 구하지 못해 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전했다.

    상당수 시장조사업체들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가격 인상과 이로인한 수요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스마트폰 원가가 작년보다 최소 5%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IDC는 메모리 부족이 공급을 제한해 평균 판매 가격을 465달러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역시 "가격 상승 여파로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2.1% 감소하는 등 제조사들에게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발 가격 쇼크는 PC 시장을 이미 덮쳤다. 델과 레노버는 작년 말부터 제품 가격을 15~20% 인상했으며, 에이수스와 에이서도 20% 이상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IDC는 "메모리 등 가격 상승으로 인해 PC 시장이 최대 8.9%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