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의혹 시작으로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잇따라 李 후보자 리스크에 기획처 조직 안착 '비상등' 낙마할 경우 상당 기간 리더십 공백 상태에 놓여 임명돼도 소신 정책 펴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갑질 의혹을 시작으로 부동산 투기와 100억원대 자산 형성, 아들 국회 인턴 특혜 의혹까지 불거지며 '1일 1의혹'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새로운 의혹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기획처는 출범 직후부터 이 후보자 리스크에 직면하며 조직 안착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길어지고 낙마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조직 정비는 물론 향후 재정 운용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처는 이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연일 확산되자 당혹스러운 기류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포퓰리즘'이라며 직격해온 보수진영 인사인 이 후보자가 확장재정 기조에 대한 입장조차 내놓기 전에 각종 의혹에 휩싸이며 도덕성과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으면서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 계엄·탄핵 정국에서 계엄 옹호 집회에 참석해 목소리를 냈지만 후보자 지명 이후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내란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불법적 행위"라며 "당시는 제가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며 공개사과했다. 

    이를 두고 이 후보자의 정치적 행보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이 후보자의 의원 시절 인턴 직원에 폭언하는 녹취가 공개된 데 이어 인천국제공항 개발을 염두에 둔 영종도 토지 투기 의혹이 불거졌다. 또 이 후보자 재산이 2020년 신고분 대비 110억원 이상 불어난 175억대를 신고한 것을 두고 집중포화가 쏟아졌고 이 후보자의 셋째 아들 국회 인턴 특혜 의혹도 제기됐다. 

    연일 이 후보자에 대한 의혹들이 계속 쏟아지면서 이 후보자의 자질 논란을 넘어 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 전반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일단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명 철회 가능성도 언급된다.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정책 동력은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만일 이 후보자가 중도 하차하거나 낙마할 경우 기획처는 상당기간 수장 공백 사태를 피하기 어렵게 된다. 출범 초기부터 직무대행 체제가 길어지면 정부의 예산 정책 추진동력이 약화하고 재정 집행 과정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기획처가 담당하는 국가 중장기 미래 전략도 지연되며 사실상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감이 번진다. 

    이 후보자의 임명이 강행되더라도 온전한 리더십은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를 '배신자', '부역자'로 규명하며 제명까지 단행한 만큼 야당과의 소통이나 협치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평가다. 기획처가 국무총리실 산하로 옮겨가며 예산 편성 과정에서 청와대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각종 논란으로 흠집이 난 장관이 소신 정책을 펴는 것은 애초부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더욱이 그간 재정건전성과 작은 정부를 강조해 온 이 후보자는 장관 지명 이후 이재명 정부가 전면에 내새우고 있는 확장재정에 대한 입장은 입을 닫은 상태다. 과거 이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시절 공약한 '전 국민 25만원 지급'을 두고 "포퓰리즘의 대표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최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출근길 발언에선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엔 "별도로 자리를 만들겠다"며 확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