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탈모인' 겨냥한 탈모 보험 적용 정부 정책 논란중증·고액진료 보장성 제자리걸음에 환자들 "우린 뒷전"선거용 정책에 우선순위 뒤집히면 사회 갈등 심화 가능성도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탈모 치료에 건강보험 적용을 지시한 뒤 정부가 청년 바우처 지급을 검토하자, 중증질환자들 사이에서 "도 넘은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청년 건보가입자를 대상으로 탈모 치료 지원을 포함한 바우처 제도를 논의 중이다. 기존 제도는 연간 의료 이용이 적은 20~34세 청년에게 전년도 납부 건보료의 10%(최대 12만원)를 바우처로 돌려주고, 만성질환 예방·관리 목적에만 사용하도록 설계됐다. 정부는 이 사용처를 탈모 치료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탈모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 이전에 차선책으로 바우처 방식을 먼저 채택하는 것이란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6일 열린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도 생존과 연결되는 질환"이라며 "건보 적용을 검토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탈모 치료 지원은 이 대통령의 20대 대선 공약이기도 한 만큼 향후 바우처 수준에서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암이나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중증질환자들은 강하게 반발한다. 생명을 다투는 치료제조차 급여화에 실패하는 현실에서 탈모가 대통령의 발언 하나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정부의 예산 부족으로 중증질환자의 보장 강화도 몇 년째 지체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탈모인들의 고통을 모르지 않지만, 생명을 다투는 건강보험 보장에 대해선 우선 순위가 명확해야 사회적 갈등으로 번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중증·고액진료 상위 30개 질환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2021년 82.6%에서 2024년 80.2%로 떨어졌다. 보장성 강화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100만 탈모인'을 겨냥한 정부의 복지 포퓰리즘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중증질환연합회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은 한정적이기에 전문가 심의를 거쳐 우선순위를 정한다”며 “대통령의 발언은 정치적 파장을 우선시해 건강보험 체계를 무시한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