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ME 구리 가격 사상 최고 … ETF·관련주 동반 강세미국 사재기·칠레 파업·AI 수요가 가격 밀어올려구조에 따라 수혜 갈려 … 주가 선반영 종목도 다수'지금 사야 하나'보다 '왜 사는지' 따져야 할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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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시장에서 금과 은에 이어 구리 가격도 올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종목들에 관심이 모인다. 다만 일부 종목의 주가는 이미 기대를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는 분석도 있어 실제 수익성이 개선되는 기업인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 구리 가격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해 44% 급등한 구리 가격은 올해 들어서도 6% 넘게 상승했다. 최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3개월물 전기동(고순도 구리) 선물 가격은 톤(t)당 1만3387.5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구리 가격 급등에 따라 국내 상장 구리 ETF도 들썩이고 있다. TIGER 구리실물 ETF는 지난해 34% 가까이 오른 데 이어 올해도 연초 이후 2%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KODEX 구리선물(H) 역시 지난해 30% 가까이 상승한 데 이어 올해도 소폭 강세를 보이고 있다.구리 관련 종목들의 주가 흐름도 견조하다. 대표적인 구리 관련주로 꼽히는 LS는 지난해 111% 이상 급등한 데 이어 올해도 소폭 오름세다. 풍산은 올해 들어 7% 이상 상승 중이다. 이 밖에 이구산업, 서원, 대한전선, 일진전기, LS에코에너지, 대창 등도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LS는 자회사인 LS MnM을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의 구리 제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비상장 자회사의 실적이 지주사인 LS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풍산은 동 및 동합금 소재 생산뿐 아니라 구리를 제련해 직접 사용하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국내 구리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고려아연은 주력 사업이 아연과 연(납)이지만, 제련 과정에서 구리를 부산물로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차전지용 동박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시장에서는 최근 국제 구리 가격 급등의 배경으로 미국 내 사재기 움직임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상반기 구리에 대한 수입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국 내 재고 비축이 확대됐고, 같은 해 7월 정제 구리를 관세 대상에서 면제하면서 한때 진정 국면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수입 관세 재검토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자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구리 확보에 나서면서 미국 내 가격이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실제로 12월 미국 구리 수입량은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CME(시카고상품거래소) 창고에는 44일 연속 구리가 순유입됐고, 이에 따라 미국 내 구리 재고는 50만t을 넘어섰다.공급 측면의 불확실성도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칠레의 만토베르데 구리·금 광산에서 파업이 시작되며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캡스톤 코퍼가 운영하는 만토베르데 광산의 구리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의 0.5% 수준이지만, 이번 파업이 다른 대형 광산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구리 가격 급등으로 광산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과 이익 배분 요구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여기에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망 투자 확대 역시 구리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구리는 배관과 배선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로,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망 업그레이드,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설비 등 다양한 산업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AI·전력망·국방 등 전략 산업에서 구리 수요가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가격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며, 향후 10년 내 LME 기준 구리 가격이 톤당 1만50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12월 미국 구리 수입량은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CME 창고에 44일 연속 구리가 순유입되며 미국 구리 재고가 50만t을 넘어섰다”며 “지난 1년간 LME 재고가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미국 선수요로 인한 비(非)미국 공급 압박이 분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다만 업계에선 구리 산업의 중장기 성장성과 주가 흐름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구리는 구조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지만, 일부 종목의 주가는 이미 기대를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는 분석이다. 구리 가격 상승이 곧바로 이익 증가로 연결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원가 부담이 커지거나 마진 반영이 지연되는 기업도 존재한다. 시장에서는 “구리 가격이 오른다”는 이유만으로 접근하기보다, 해당 기업이 구리 가격 상승 국면에서 실제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구조인지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