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하우스 우협 선정 이후 사법리스크↑野 "국가 안보에 구멍" 반대 입장 내놔금융당국 대주주 적격심사 지연될 듯
  • ▲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영권 매각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영권 매각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영권 매각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외국계 자본인 힐하우스(Hillhouse)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국가 전략 인프라의 외국계 자본 영향력’ 논쟁이 불거진 데 이어, 경쟁 입찰에 참여했던 흥국생명의 고소·고발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지연까지 겹치며 거래 종결 시점은 한층 불투명해졌다.

    국민의힘은 8일 논평을 통해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문제를 안보 사안으로 규정하며 정부의 개입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효은 대변인은 “이지스자산운용은 단순한 부동산 운용사가 아니라 물류·데이터·전력 등 국가 핵심 인프라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회사”라며 “중국계 자본 매각은 국가안보에 구멍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힐하우스가 이지스자산운용을 인수할 경우 하남 데이터센터, 부산항 신항 양곡부두 등 국가 전략 인프라가 사실상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특히 중국의 국가정보법을 거론하며 “중국계 자본이 실질적 지배력을 갖는 구조라면 백도어를 통한 데이터 접근이나 유사시 서버 차단 등 위험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민간 거래라는 이유로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항만 인프라에 대해서도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시설이자 유사시 전략 물자 수송의 거점”이라며 “운영 데이터가 특정 국가의 손에 축적될 경우 물류 동향이 실시간으로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이지스자산운용은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로, 대형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 에너지 관련 자산 등에 폭넓게 투자·운용하고 있다. 최대주주 측은 경영권 매각을 위해 글로벌 사모펀드와 국내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했고, 그 결과 힐하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힐하우스는 싱가포르 법인을 앞세운 글로벌 투자사지만, 시장에서는 중국계 자본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매각 절차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되며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졌다. 입찰에 참여했던 흥국생명은 매각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가 있었다며 두 건의 고소·고발 조치를 단행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말 서울경찰청에 이지스자산운용 최대주주 측과 주주대표, 매각 주관사 관계자 등을 공정입찰 방해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본입찰 과정에서 경쟁사에 민감한 가격 정보가 전달됐고, 당초 없다고 안내된 추가 가격 협상(프로그레시브 딜)이 사후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 흥국생명 측 주장이다. 흥국생명 측은 “부정적 사기를 입증할 명백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거래 종결의 또 다른 변수는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다. 자산운용사 대주주 변경에는 금융당국의 적격성 심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매각을 둘러싼 법적 분쟁과 정치권 논란이 불거지면서 금융감독원의 심사 일정도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관련 소송과 고소·고발 이슈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서둘러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착수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매각 구조의 투명성, 새 대주주의 지배 구조와 자금 출처, 이해상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이지스자산운용이 데이터센터, 항만,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민감한 인프라 자산을 다수 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사 강도는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현재로서는 거래 종결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운 국면”이라며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매각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