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정유 부문서 정제마진 강세로 호실적이재명 대통령 가격 상한제 조치 검토 지시
  • ▲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연합뉴스
    ▲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연합뉴스
    중동 사태로 인한 국제 유가 변동성을 틈타 국내 유류 판매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가 이를 '바가지'로 규정하고 전면적인 제재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연일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으며 정유업계와 주유소를 겨냥한 가운데, 지난해 정유 부문에서 호실적을 거둔 주요 정유사들에 대한 사회적 압박도 함께 고조되는 모양새다.

    6일 정치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유류 가격 급등 사태에 대한 고강도 대응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임시국무회의에서 "지역별, 유류 종별로 현실적인 최고 가격을 신속하게 지정하라"며 가격 상한제 성격의 조치를 전격 지시했다.

    이어 6일 수석보좌관회의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는 한층 수위를 높였다. 주유소와 정유사의 과도한 가격 인상을 "공동체의 어려움을 이용해 부당한 폭리를 취하려는 반사회적 악행"이자 "대국민 중대범죄"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그 대가가 얼마나 큰지 곧 알게 될 것"이라며 매점매석 및 담합 행위에 대해 영업정지 기간 확대, 과태료 및 과징금 부과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예고했다.

    현재 국내 유가는 미국, 이스라엘, 이란 갈등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해 단기간에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정유사의 공급가 인상이나 국제 유가 상승분이 국내에 채 반영되기도 전에 유통 현장에서 가격을 선제적으로 대폭 올리는 행태를 심각한 시장 교란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가 전면에 나서 '바가지 요금'을 질타하면서 불똥은 자연스럽게 정유업계로 튀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동발 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정유사들이 막대한 재고평가이익과 정제마진을 통해 과도한 이익을 챙긴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과거 수차례 논의되다 흐지부지됐던 이른바 '횡재세' 도입 주장이 다시 힘을 받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2025년도 실적을 살펴보면, 석유화학 부문의 전반적인 부진 속에서도 정유 부문은 뚜렷한 이익을 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전사 영업이익 8840억 원 중 정유 부문에서만 5391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고, SK이노베이션 역시 정유 부문에서 3491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에쓰오일(S-OIL)은 윤활유 부문의 호조로 전사 흑자(2882억 원)를 기록했으나 정유 부문 단일로는 1571억 원의 적자를 냈다.

    정유업계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유류 소매 가격은 개별 주유소가 결정하며, 정유사의 공급 가격 역시 싱가포르 석유제품 시세와 환율에 따라 기계적으로 산정되므로 임의로 폭리를 취하기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항변이다.

    그러나 정부가 산업통상자원부 시장점검단을 가동해 실시간 도매가 공개를 추진하고, 100조 원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물가 잡기에 사활을 건 만큼 당분간 정유업계와 유통망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