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 보고서 … "바이오 산업 패러다임 아시아로 이동해"에이비엘·리가켐바이오 등 초대형 기술이전이 산업 신뢰 증명병원·CDMO·정부 투자가 맞물린 '모달리티 특화 생태계' 구축
  • ▲ 신약개발 연구원이 연구하는 모습. ⓒ뉴시스
    ▲ 신약개발 연구원이 연구하는 모습. ⓒ뉴시스
    아시아가 글로벌 바이오 혁신의 새로운 중심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 증가분의 85% 이상이 아시아에서 발생하면서 바이오산업의 패러다임이 미국,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19일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앤드컴퍼니의 '떠오르는 혁신 중심지: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이끄는 아시아(The Emerging Epicenter: Asia’s Role in Biopharma’s Future)'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한국, 일본, 싱가포르, 인도 등 아시아 5개국은 서로 다른 강점을 지니면서도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며 혁신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을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할 국가 중 하나로 지목했다. 맥킨지는 한국을 '심층 과학(Deep Science) 기반의 모달리티 특화 강국'으로 정의하며 ADC(항체-약물접합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첨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굵직한 글로벌 기술수출 성과를 사례로 들며 한국 바이오산업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에이비엘바이오와 GSK가 지난해 체결한 총 3조8000억원 규모 뇌혈관 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 기술이전 계약에 주목했다. 또 리가켐바이오와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구 얀센)이 2023년 체결한 ADC 기술이전 계약을 언급했다. 

    이와 함께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임상 및 규제 활동 확대도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맥킨지는 한국 제약사들이 다지역 임상시험(MRCT) 참여를 늘리고 있으며, FDA(식품의약국)와 EMA(유럽의약품청) 등 국제 규제기관에 대한 허가 신청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개발 역량을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생태계 측면에서도 과거와 달리 성숙해졌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서 한국은 병원 기반 R&D 센터 확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CDMO(위탁개발생산) 경쟁력 강화, 벤처 창업 증가와 초기 연구자 생태계 확장 등이 바이오산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 정책 역시 한국 바이오산업의 성장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은 제약바이오산업을 국가전략기술 55개 분야 중 하나로 지정했으며 한국신약개발펀드(KDDF)가 2030년까지 1200개 이상의 혁신 프로젝트에 약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를 지원하는 등 투자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자본시장 역시 초기 기업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맥킨지는 2018년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약 40개의 바이오 기업이 IPO에 성공했는데 상당수가 아직 매출이 없는 '프리레버뉴(Pre-revenue)' 단계임에도 상장에 성공한 점을 특징으로 꼽았다.

    연구 역량과 임상·사업 운영에서의 '글로벌화'도 높게 평가됐다. 맥킨지는 한국 바이오기업들의 SCI급 논문 증가, 임상 활동범위 확장, 글로벌 경험치를 갖춘 리더십 영입, CDMO 기반 해외 시장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한국이 첨단 바이오 혁신의 글로벌 허브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맥킨지는 아시아 국가 중 가장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는 국가로 중국을 꼽았다. 

    중국 기업들은 현재 글로벌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의 약 30%를 차지하며, 신약 후보 발굴부터 IND 제출까지의 과정이 서구 대비 50~70% 빠르다고 평가했다. 임상 환자 모집 속도는 2~5배 수준에 달하며 CRO·CDMO 인프라도 폭발적으로 확장 중이다.

    이에 맥킨지는 중국 바이오산업은 규모, 속도, 자본이 동시에 작동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R&D 엔진을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기초과학 연구의 깊이, 높은 규제·임상 품질, 성숙한 심사체계를 기반으로 한 '정교한 혁신국'으로 평가됐다. FDA 승인 경험이 풍부하고 고령화 사회에서 확보되는 방대한 의료 데이터가 강점으로 꼽혔다.

    싱가포르는 A*STAR(싱가포르과학기술연구청) 등 국책 연구기관 기반의 초기 혁신, 글로벌 임상·규제에 최적화된 환경, 다국적 제약사의 아시아 허브 역할을 바탕으로 '아시아의 실험실(Lab of Asia)'로 묘사됐다.

    마지막으로 인도는 전통적으로 제네릭·API 중심 국가였지만 최근 R&D 강화와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해 '확장성(scale)과 비용 효율성을 겸비한 신흥 바이오 혁신 파트너'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