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새 최대 매출에도 영업손실 전환연구개발비-국제중재비용 부담 겹쳐바토클리맙 임상 진전-분쟁 종료 기대 교차올해 임상 결과 집중 … '신약 항체 플랫폼 기업' 시험대
  • ▲ 한올바이오파마 대전공장. ⓒ한올바이오파마
    ▲ 한올바이오파마 대전공장. ⓒ한올바이오파마
    대웅제약 관계사 한올바이오파마가 지난해 매출이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외형 성장에도 연구개발비 확대와 중화권 파트너사와의 국제중재비용이 겹치면서다. 다만 올해는 중재 종료가 예상되는 데다 핵심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 발표가 예정돼 실적 반등 가능성이 거론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는 최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 1551억원, 영업이익 -9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1389억원에 비해 11.6% 늘어나면서 2020년 이후 5년 연속 성장세를 지속, 최근 10년(2016~2025년) 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최근 2년간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대웅제약이 한올바이오파마를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순이익도 -18억원에서 -55억원으로 손실폭이 확대됐다.

    앞서 대웅제약은 2015년 한올바이오파마 지분 30.2%를 1046억원에 인수하면서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인수 당시 한올바이오파마는 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이듬해인 2016년 2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수익성 악화를 단기 현상으로 보고 있다. 신약개발기업 특성상 임상 단계에서 연구개발비 투자가 일시적으로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올바이오파마는 임상 3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이 3개에 달하면서 연구개발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여기에 핵심 파이프라인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토클리맙'을 둘러싼 법률 이슈도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해 1월 대만, 홍콩, 마카오를 포함한 중화권에서 바토클리맙의 독점개발·사업권을 보유하던 하버바이오메드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에 돌입했다.

    앞서 2017년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나, 하버바이오메드는 바토클리맙의 주요 목표 적응증인 중증근무력증(MG)을 제외하고 △갑상선안병증(TED) △시신경척수염 △면역성 혈소판감소증 등에 대해 임상 2상 이후 후속 임상을 진행하지 못했다.

    하버바이오메드는 2022년 10월에는 중국 안구건조증 임상 3상에서 추가환자모집을 중단하고 기존 등록환자까지만 임상을 진행한 뒤 종료하겠다고 공시했다.

    이에 한올바이오파마는 바토클리맙의 상업적 성공을 위해서는 다수 적응증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들어 계약해지를 통보했고, 이후 중재 절차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법률비용이 단기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상업화 일정이 지연된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바토클리맙은 미국 및 유럽 글로벌 임상을 파트너사인 이뮤노반트를 통해 진행하는 가운데 이뮤노반트가 바토클리맙을 개량한 '아이메로프루바트' 개발에 집중하면서 바토클리맙의 글로벌 상용화도 미뤄졌다.

    바토클리맙은 이미 지난해 4월 MG 임상 3상에서 주평가지표를 달성했지만, 이뮤노반트는 MG 적응증에 대해 품목허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TED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를 모두 확인한 이후 최종 상업화 전략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바토클리맙은 자가투여가 가능한 피하주사(SC) 제형이라는 강점에도 글로벌 상업화 일정이 지연되는 상황에 놓였다.
  • ▲ 한올바이오파마 R&D 파이프라인. ⓒ한올바이오파마
    ▲ 한올바이오파마 R&D 파이프라인. ⓒ한올바이오파마
    그러나 올해부터는 부담 요인이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올바이오파마에 따르면 수익성에 발목을 잡았던 법률비용 등은 지난해 대비 크게 줄어들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일본 상업화 가능성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한올바이오파마는 핵심 품목들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 총 8개 신제품을 출시하며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그중에서도 바토클리맙의 상업화를 가장 빠르게 기대할 수 있는 지역으로 일본을 꼽았다. 중화권과 미국, 유럽을 제외한 기타 지역에 대한 판권은 한올바이오파마가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한올바이오파마는 TED 적응증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2024년 6월 임상 3상을 개시했으며 총 2건의 임상 가운데 1건은 지난해 말 완료됐다. 데이터 분석을 거쳐 2026년 1분기 첫 번째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상반기 중 두 건의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를 통합 공개할 계획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이를 토대로 일본 내 신약허가신청을 위한 준비 중이다. 바토클리맙이 지난해 2월 일본에서 TED 적응증에 대해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것도 유의미하다는 평이다.

    중화권에서는 연내 국제중재가 종료될 예정인 만큼 전년대비 비용 부담이 완화할 것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계약해지와는 별개로 바토클리맙 MG 적응증에 대한 상용화 추진은 계속된다.

    하버바이오메드는 2024년 6월 MG 적응증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서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다시 제출했고, 현재 허가심사가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연내 결과가 나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하버바이오메드는 연구개발만 담당하는 구조로, 허가 이후에는 계약해지에 따른 타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버바이오메드가 2022년 10월 바토클리맙의 중국 권리에 대해 CSPC제약그룹과 서브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CSPC 측이 판매를 담당할 예정이다. 상업화 이후 한올바이오파마는 마일스톤 수령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한올바이오파마 측은 "임상 확대에 따른 연구개발비 증가와 함께 환율, 국제중재 관련 비용이 일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 국제중재가 완료될 예정인 만큼 지난해 대비 법률비용이 감소해 큰 부담 요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내 중국에서 바토클리맙 허가가 승인되면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의약품부문에서도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만큼 수익성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3개 제품에서 5개 임상 결과 발표가 예정된 만큼 성장 속도가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바토클리맙의 TED 두 개의 임상 3상 결과 △아이메로프루바트의 난치성 류마티스관절염(D2T RA) 등록임상 톱라인 데이터 △피부 홍반성 루푸스(CLE) PoC(개념검증) 임상 초기 결과가 순차적으로 도출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연내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인 TNF 저해제 '탄파너셉트'의 VELOS-4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도 발표된다.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Nurr1 활성화약물(Nurr1 activator) 'HL192'는 연내 다음 임상 단계 시작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 파이프라인은 바토클리맙에 편중된 리스크를 분산할 뿐만 아니라 한올바이오파마를 단순 제약사가 아닌 글로벌 신약 항체 플랫폼기업으로 재평가하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이다.

    정승원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올해는 바토클리맙과 아이메로프루바트, 탄파너셉트 등 3개 핵심 에셋에서만 총 5개 글로벌 임상 결과가 순차적으로 발표되는 회사 역사상 유례없는 한 해가 될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혁신신약기업으로의 도약을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올바이오파마가 올해 매출 1530억원, 영업이익 155억원의 영업실적을 기록하면서 1년 만에 적자에서 탈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순이익 역시 265억원으로 흑자전환은 물론, 사상 최대치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