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 상장기업 4곳 줄줄이 퇴출 … 5년 유예 끝, 매출 요건 미달매출 요건 갖추기 위해 화장품 사업 진출 등 안간힘기술이전 등 바이오 산업에 맞는 평가 기준 필요성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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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식 시장. ⓒ연합뉴스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기업들의 상장폐지가 연초부터 잇따르고 있다. 기술특례를 기반으로 증시에 입성했지만 성과를 충분히 가시화하지 못한 기업들이 한국거래소의 강화된 상장유지 요건에 걸려 대거 탈락하는 모습이다.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충격이지만 국내 바이오산업이 성숙하기 위한 체질 개선 과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27일 업계에 따르면 상장폐지 절차가 본격화된 기업은 카이노스메드, 파멥신, 제일바이오, 엔케이맥스 등 네 곳이다. 모두 기술특례 상장 이후 실적 부진과 자본잠식, 파이프라인 지연 등이 겹치며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상장 후 5년의 유예기간이 종료됐음에도 연 매출 30억 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점이 상장폐지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적된다.먼저 파멥신은 지난 16일부터 정리매매에 들어갔다. 교모세포종 치료제 개발로 주목받으며 한때 시가총액 6000억 원을 넘겼지만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 지연과 매출 부진이 이어지며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경영권 분쟁과 자본조달 실패까지 겹치며 결국 27일 코스닥에서 퇴출된다.제일바이오 역시 기술특례 상장 후 성장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오랫동안 실적이 부진했고 R&D 속도에도 탄력이 붙지 않으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기술 기반 기업이라는 강점을 살리지 못한 채 재무적 불안이 장기화된 것이 상장 유지 실패로 이어졌다.카이노스메드는 HIV 치료제의 중국 기술수출,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등 기술적 성과를 보유했음에도 사업화 지연과 재무 악화가 겹쳐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회사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시간을 벌고 있다. 주력 파이프라인 중단과 자본잠식 심화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엔케이맥스는 지난해 회생절차 종결 등 경영 정상화를 시도했음에도 미국 자회사 인수 과정의 불확실성, 지배구조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현재 가처분 신청을 통해 상장폐지를 미루고 있지만 거래소 판단을 뒤집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전문가들은 이번 상장폐지 흐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기술특례 상장의 실적 검증 시기가 본격 도래한 결과라고 본다.정부와 거래소는 부실기업을 신속히 정리해 시장 신뢰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다만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바이오 산업은 신약 개발만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한 산업임에도 상장 후 단 5년의 매출 요건만으로 퇴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것이다.일부 기업은 매출 요건을 맞추기 위해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비(非)바이오 사업으로 확장하는 사업방향의 전환까지 나타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기술특례 제도의 취지는 혁신 기술 기업에게 자본시장 진입 기회를 주자’는 것이었다"며 "단순 매출 기준보다 파이프라인 진척도, 투자 유치 능력, 기술이전 진행 상황 등 바이오 산업 특성에 맞는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