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요가 먼저 … 증설은 뒤따르는 구조중국·인도·베트남서 동시에 열리는 생산라인브랜드 경쟁 넘어 가동률·CAPA·이익률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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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 음식료 기업 생산시설 준공·증설 모멘텀ⓒ각 사
K푸드 기업들이 올해 해외 생산기지 가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 베트남, 중국 등 핵심 시장에서 공장 준공과 라인 증설이 동시에 진행되며, 글로벌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 능력 확장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이제 단순한 해외 진출을 넘어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가’가 실적을 좌우하는 국면이 열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6년을 K-푸드의 ‘수출 체력’이 본격적으로 가려지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주요 기업들의 해외 생산능력 확대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KT&G는 1분기 인도네시아 2공장을 가동하며 글로벌 궐련 생산 능력을 늘린다.롯데웰푸드는 2분기 인도 초코파이 4번째 라인을 증설해 현지 수요 대응에 나선다. 농심은 4분기 녹산 수출 전용 공장을 가동하며 유럽과 동남아 수출 물량 확대의 기반을 마련한다.오리온은 4분기 베트남 3공장 준공을 통해 명절 시즌 물량 대응과 신규 카테고리 공급 여력을 키우고, 삼양식품 역시 중국 현지 공장 준공을 통해 글로벌 수요 대응 구조를 재편할 계획이다.이 같은 증설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이미 높아진 가동률이 있다.롯데웰푸드 인도 초코파이 가동률은 90%에 육박하고 있으며, 농심의 국내 라면 공장 가동률 역시 70%를 상회하고 있다.오리온 베트남 공장은 명절 시즌마다 가동률이 90%까지 치솟고, 러시아 공장은 신규 라인 가동 이후에도 사실상 풀가동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삼양식품 역시 중국 공장 가동 전까지 기존 CAPA로 글로벌 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용 절감 목적의 투자가 아니라, 공급 제한을 해소하지 않으면 성장 자체가 제한될 수 있는 국면인 셈이다.수요 측면에서도 해외 증설을 뒷받침하는 지표는 충분하다.한국무역통계 정보포털 TRASS에 따르면 2025년 라면 월평균 수출액은 1800억원을 웃돌며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고, 중국향 라면 수출은 50% 넘게 증가했다.가공식품 전체 수출 역시 완만한 증가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아이스크림·과자류·조미김 등 세부 품목별로도 고른 성장이 나타났다. -
- ▲ 중국 창고형 할인점에 진열된 한국 식품. K-푸드 기업들은 간식점·이커머스 등 성장 채널 대응을 위해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AI 생성 이미지
중국 시장을 둘러싼 구조 변화도 증설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최근 중국 시장은 대리상 중심의 물량 경쟁에서 벗어나, 간식점·창고형 할인점·이커머스 등 성장 채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에 따라 K-푸드 기업들은 수출 위주의 접근에서 현지 생산·채널 맞춤형 제품 전략으로 전환하며 공급 안정성을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중국 노출도가 높은 오리온, 삼양식품, 농심은 온라인, 간식점, 창고형 할인점 등 성장 채널 중심으로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채널 전용 제품 출시를 늘리며 유통 채널 입장에서의 입점 유인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오리온은 중국 내 간식점과 이커머스를 양 축으로 성장 구조를 고도화하고 있다.2025년 11월 누계 기준 중국 간식점 매출은 전년 대비 67% 증가했고, 간식점 매출 비중은 30%까지 확대됐다. 이커머스 역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삼양식품은 1·2선 도시를 넘어 3선 이하 저선 도시로의 확장 여지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선 도시는 중국 인구의 80%가 거주하는 지역으로, 침투율 상승만으로도 중장기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농심은 온라인·오프라인을 병행한 제품 전략과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중국 사업의 회복 국면 진입을 노리고 있다.기업별로 보면, 증설 이전까지는 기존 CAPA를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이 불가피하다.이는 단기적으로는 물량 대응에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반대로 제품 수요가 '이미 견고'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신규 공장이 가동되는 시점부터는 그동안 누적된 수요가 본격적으로 실적으로 연결되며 해외 매출 성장 폭이 한 단계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2026년은 K푸드가 브랜드 확산 단계를 넘어, 해외 공장 가동률과 CAPA, 이익률로 실력이 검증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수요가 뒷받침된 증설 여부가 기업별 실적과 주가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